[아이뉴스24 장가람 기자] 넷플릭스가 최근 미국에서 관행처럼 자리 잡은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섰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 묵인에 미국에서도 이용자 3명 중 1명이 가족 외 다른 사람과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 업계에서는 이번 계정 비밀번호 공유 단속이 수익성 관리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후발 주자에게 가입자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17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일부 비밀번호 공유가 의심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본인 확인 기능'을 테스트 중이다. 다른 위치에 접속된 것이 확인되면 넷플릭스가 계정 소유자에게 문자나 e-메일로 별도의 코드를 전송하고 이를 사용자가 인증하는 식이다.
넷플릭스는 인증하지 못한, 비밀번호 공유가 의심되는 사용자에겐 '계정 소유주와 함께 살고 있지 않다면 별도의 계정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동시 접속 가능한 명수를 1·2·4명으로 나눠 9천500원부터 1만4천500원까지 요금제를 산정하고 있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은 프리미엄 요금제가 최대 4인 동시접속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해 요금을 나눠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
해외 리서치업체 매지드에 따르면 넷플릭스 사용자의 33%가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계정공유가 일부의 사례가 아닌,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문화인 셈이다. 비록 약관에는 '가정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선 안 된다'라고 적시되어 있었으나, 상당 기간 동안 넷플릭스도 이를 묵인해왔다.
◆"시청 권한 보장" VS "수익성 관리 차원"
넷플릭스는 이번 정책 시행에 대해 "넷플릭스 회원들의 시청 권한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규 적용 및 한국을 포함한 타 국가 도입 여부는 현재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선 최근 가입자 둔화 현상을 겪는 넷플릭스가 디즈니플러스·프라임비디오 등 후발 경쟁업체와의 대결 전 본격적인 수익성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미국 내 요금제 인상 및 30일 무료체험 폐지 등의 혜택을 축소 한 바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급격한 가입자 성장을 이뤘지만, 그 반동에 따른 올해 가입자 증가세 둔화 및 감소 우려에 테스트로 비밀번호 공유 단속에 나섰다는 것.
매튜 해리건 벤치마크 애널리스트는 "올해 넷플릭스가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가운데 해지율 상승이라는 문제점을 겪을 것"이며 "가입자 이탈 리스크와 함께 경쟁 서비스 성장에 주의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라우라 마틴 니덤(미국 투자은행) 애널리스트 역시 "1인당 평균매출(ARPU)가 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이 두 시장은 올해 가입자 해지율이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
백신 접종 등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으로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많아지며, 넷플릭스 구독 해지율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 이들은 디즈니플러스, 더 로쿠, HBO맥스 등 새로운 스트리밍 플랫폼 등장도 넷플릭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업계에서도 이번 조치를 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날의 검으로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들이 타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계정 공유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내 도입 여부는 아직"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이 비밀번호 공유로 넷플릭스를 이용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넷플릭스 파티'를 모집하는 글을 다수 포착된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4인 요금제에 UHD 화질을 제공하고 있어 공유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비밀번호 공유 제한 조치가 국내에도 도입된다면 많은 사람들의 넷플릭스 이용 제한이 예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현재 국가별로 다른 요금 정책을 펼치고 있어 국내 적용 여부는 미정이다. 미국에서 테스트하는 비밀번호 공유 제한 조치가 국내에서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무료 서비스를 국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이같은 국가별 다른 요금 정책 탓이다.
넷플릭스 관계자 측은 "비밀번호 제한 조치 정규 적용 및 한국을 포함한 타 국가 도입 여부는 현재 정해진 바 없다"라며 "국가별로 요금제 관련 결정 및 30일 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현재 해외 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등 성장 동력을 확보 하고 있다"라며 "추후 글로벌에서도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언제라도 비밀번호 공유 제한 조치가 확대·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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