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현대그룹 창업주인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의 20주기를 앞두고 범현대가(家)가 추모 준비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은 이미 사진전을 시작하고 아산의 업적과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18일 재계 등에 따르면 오는 21일로 아산이 별세한 지 20년이 된다. 범현대가는 대대적인 추모 행사 대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아산의 업적과 정신을 기릴 예정이다.
아산은 1915년 11월25일 강원 통천군에서 태어나 맨주먹으로 현대그룹을 일군 세계적인 경영자로 꼽힌다.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 창립을 시작으로 1950년 현대건설을 출범시켜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 건설, 서산 간척지 개발 등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촉진시켰고,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 등 세계적인 기업의 초석을 다졌다.
또한 아산은 1981년에는 서울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5개월 뒤 '바덴바덴의 기적'을 일궜고, 1998년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통과하며 감격적인 역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아산은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것이고,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 되는 길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이봐, 해봤어?", "신용이 곧 자본이다" 등 수많은 어록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산의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정주영 창업주께서 가장 중요하게 지키신 것이 신용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그 정신을 배우고 반드시 우리 것으로 만들어내서 해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범현대가는 지난 2015년에 아산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추모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이 주도적으로 '아산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 위원회'를 구성했고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룹, KCC그룹, 한라그룹 등이 참여했다.
20주기 추모행사는 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해 비교적 조촐하게 진행한다. 매년 기일 전날일 3월20일 청운동 자택에서 진행하는 제사도 올해는 함께 모여 진행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룹별로 시간대를 정해 각각 제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운동 자택은 아산이 생전에 38년간 거주했던 곳으로 장남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2001년 상속했다. 지난 2019년에는 정의선 회장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기일인 21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이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및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 기업 임원들의 선영 참배는 최소 인원만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부터는 범현대가 차원의 20주기 사진전을 현대건설 계동사옥에서 진행한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16일부터 울산 현대예술관 미술관에서 '아산 정주영' 사진전을 진행하고 있다. 19일에는 현대중공업 본관 로비에 있는 아산의 흉상 앞에서 추모식을 가진다.
현대백화점그룹도 17일부터 서울 대치동 사옥 1층 로비에서 '아산 정주영' 20주기 추모 사진전을 진행하고 있다. 아산 일대기를 도전, 창의, 혁신, 나눔과 소통, 아산의 향기 등 5가지 주제로 나눠, 디지털 액자를 통해 총 90여 점의 사진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10분 분량의 아산 추모 영상도 함께 상영 중이며, 1층 로비에 아산의 흉상을 세워 고인을 추모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선구자'라는 제목의 추모 영상을 그룹사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배포하고 고인의 업적을 기릴 예정이다.
이밖에 아산이 설립한 현대청운고, 현대고 등 현대학원 산하 5개 중·고교는 19일 창학정신비에 헌화하며 아산을 추모할 계획이다. 울산대병원은 본관 로비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아트월에서 26일까지 추모 사진을 전시한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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