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유통업계 '소비 심리'가 봄바람을 타고 되살아나고 있다. 넉달간 지속된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억눌린 소비 욕구가 '보복 소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달리 등원·등교하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백화점, 마트 등에서 아이들의 의류와 문구류 등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개학 3주 차인 17일 기준 전체 학생의 74.3%인 약 441만8000명이 등교했다. 특히 유치원 등교 비율이 92.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초등학교 77.1%, 고등학교 72.3%, 중학교 62.7% 순의 등교 비율을 보였다.
이에 자녀들을 위한 제품 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 소비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4로, 한 달 전보다 2.0포인트 올랐다.
먼저 이마트에서는 1∼18일까지 캐릭터 수저 등 식기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3.4% 증가했다. 전체 수저 매출도 같은 기간 53% 늘었다. 등교시 개인 수저를 준비하는 학생과 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에서도 아동복 매출은 100% 이상 급등했다. 이랜드리테일에서는 3월 1일부터 온오프라인 동시 세일인 만세위크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주 행사기간 동안 전년대비 매출이 180% 이상 성장했다.
특히 초중고 학생들이 많이 찾는 이랜드의 효자 브랜드 뉴발란스의 경우 2월 중순 이후 매출이 급증해 전년 대비 매출이 49% 성장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이전인 지난해 2월 매출보다 올해 2월 매출이 더 늘어날만큼 소비심리가 완연히 회복된 셈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개학 영향으로 아동복이 전체 매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마켓에서도 아동 외출복 매출이 크게 늘었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2월 8일∼3월 9일) 여아 점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4% 크게 증가했다.
특히 백화점은 특수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모양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달 아동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를 기록했으며, 올 3월(1~11일) 들어서는 133%의 고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책가방이나 신발 등의 잡화류 매출이 320%대로 두드러졌으며, 신세계의 프리미엄 아동 편집숍인 '분주니어' 역시 290%대의 높은 신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전체 신세계백화점 매출도 상승세다. 신세계백화점의 3월 첫주 주말(5일~7일) 매출은 94.7% 급증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보복 소비 여파로 명품 판매량이 큰 폭(109.9%)으로 늘었으며, 야외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아웃도어 매출도 74.5% 증가했다. 또 여성패션(104.6%)·남성패션(76.1%)·가전(75.7%) 판매량도 백화점 매출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겨울에는 집콕 트렌드로 실내복 수요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외출을 위한 재킷이나 신발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에서도 같은 기간 매출이 뛰었다. 롯데백화점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특히 보복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해외명품 매출은 세 자릿수(143%) 성장세를 보였다.
산행 시즌이 다가오면서 아웃도어 상품군 판매량도 120% 치솟았다. 또 봄 나들이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화장품(91%) 매출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으며, 가전·가구 판매량도 49% 늘었다.
따뜻한 날씨 덕분에 근교 쇼핑 시설을 방문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롯데 교외형 아울렛 매출도 108% 성장했다. 아울렛 매출을 견인한 품목은 아웃도어·해외명품이다. 두 상품군의 매출은 각각 183%·89%씩 증가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피로감 누적과 백신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풀리는 날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매출이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며 "백화점 등 그간 피해가 가장 컸던 업종 중심으로 올해 기저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3월부터 매출이 강하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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