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이 외산 제품보다 가격과 성능이 뛰어난 ‘5G 통신장비용 주파수 필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발표했다.
표준연 융합연구팀은 메타표면 구조를 갖는 구리박막 형태의 주파수 필터를 개발했다. 기존 외산 필터처럼 각각의 안테나에 개별적으로 조립하는 3차원 구조의 필터가 아니라, 스티커처럼 수 십에서 수 백개 안테나에 한꺼번에 붙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 5G 통신시스템에 최적화된 메타표면 구조 설계는 인공지능의 힘을 빌렸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필터가 외산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나며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기지국의 주파수 필터는 필요한 주파수 대역의 신호만 통과시키고 그 외의 주파수 대역 신호는 차단해 주파수 간의 상호간섭을 최소화하기 위한 부품이다. 28GHz 대역의 높은 주파수를 이용하는 밀리미터파 5G 통신 서비스는 이동통신 3사의 주파수 대역이 매우 인접해 있어, 이를 구분하기 위한 고성능 필터가 필요하다.
현재 대규모 다중입출력(Massive MIMO) 기술을 활용하는 5G 기지국 통신장비에는 안테나 수만큼 많은 필터가 사용된다. 안테나 별로 개별적인 필터를 각각 연결해야 하며, 이러한 조립 과정에서 필터 간 품질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표준연 연구팀이 개발한 필터는 명함의 4분의 1 정도 두께인 50 μm(마이크로미터) 정도로 매우 얇은 필름 형태다. 필터와 안테나를 연결하는 추가 공정이 필요한 외산과 달리, 단일층 금속 시트 형태로 제작돼 유연하고 스티커처럼 탈부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광역최적화 방법을 적용해 5G 통신시스템에 최적화된 성능을 가진 '메타표면 필터를 설계했다. ‘메타표면'은 2차원 표면에 미세하고 복잡한 단위 구조를 주기적으로 배열해 전자파나 빛의 반사, 굴절, 투과 등의 성질을 조절하는 구조이다.
개발된 필터는 상용 수준의 5G 안테나와 결합한 환경에서 성능 평가를 진행한 결과 외산 필터보다 대역폭, 손실특성, 주파수 선택특성 등에서 더욱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다.
홍영표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필터는 고성능, 저비용, 획기적 설계방법으로 5G 주파수 필터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경쟁력 있는 제품”이라고 자신하면서 “5G 안테나 빔포밍 기술뿐만 아니라 국방 스텔스 기술 등에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표준연은 이번 연구가 표준연의 전자파표준그룹(5G플러스팀), 소재융합측정연구소(저차원소자물질연구팀) ,첨단측정장비연구소(연구장비플랫폼팀) 등이 자발적으로 팀을 구성해 이루어낸 성과라고 소개했다. 서로 다른 연구팀에 소속된 연구자들이 이 연구를 위해 의기투합해 일과 후나 주말에 만나 연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높은 성과를 냄으로써 지난 2월 표준연의 'AI 팀제 기반 융합연구’ 제안에 최우수 연구과제로 선정됐다.
이 연구와 관련된 요소기술은 통신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IEEE Access)에 지난 2월 게재됐으며,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설계기술은 특허로 출원됐다.(논문제목 :Design of Single-layer Metasurface Filter by Conformational Space Annealing Algorithm for 5G mm-wave Commun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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