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미래 금융 모델은 개발자, 소수의 관리자. 다수의 사용자로 구성될 것이다. 디파이는 글로벌 금융산업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다"
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최로 개최된 '블록체인으로 혁신하는 디지털 경제' 정책 컨퍼런스에서는 디파이(DeFi) 기술 및 정책 동향과 디지털화폐(CBDC) 사례 등을 주제로 한 '디파이 혁신금융' 세션이 진행됐다. 이날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전명산 소셜인프라테크 대표, 정수호 법무법인르네상스 변호사, 이정화 LG CNS 단장 등이 강연에 참석했다.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24시간 동작하는 탈중앙화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누구나 작동 원리를 알수 있는 코드로 운영돼 신뢰성이 비교적 높다. 현재 원화를 통해 국내 금융산업이 돌아가듯, 디파이 금융은 가상자산을 통해 운영되는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최근에는 분야별로 굉장히 세분화되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2015년 등장한 이더리움이 탈중앙화 금융 기술 구현의 시작이었고, 이후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지난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표철민 대표는 '디파이 시장 동향 및 전망' 발표를 통해 "토스가 금융 수퍼앱을 지향하듯, 최근에는 다양한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디파이 수퍼앱을 지향하는 사업자들이 다수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디파이는 금융회사를 끼지 않고 결제, 송금, 예금, 대출, 투자 등 모든 금융거래를 가능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전통 금융사의 역할을 대부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순수 디지털 금융 모델이 현실화되면, 중개인의 역할이 최소화 되고, 자동화된 금융 서비스를 통해 개별 국가의 관할을 벗어난 글로벌 금융산업이 등장할 수 있다.
'디파이 기술·정책 동향'을 주제로 강연한 전명산 대표는 "탈중앙화 금융은 개발자와 토큰 보유자 외에 관리자가 따로 없기 때문에, 금융 관리 주체의 코드화를 통한 순수 디지털 금융이 탄생할 수 있는 구조다"면서, "이는 전통 금융사업자들을 상당히 위협하겠지만, 향후 금융이 나아가야할 방향이기에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다"고 밝혔다.
또 표 대표는 한국이 디파이 금융 생태계를 주도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상자산 기반의 금융은 국경에 구분이 없고, 원화가 달러 다음으로 비트코인 거래량 세계 2위를 차지했다"면서, "국내의 뛰어난 ICT 기술력과 UI/UX 기획력을 활용한다면, 디파이 혁신을 통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세계 금융 시장을 새롭게 재편할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올해 초 세계 최초로 정부가 주도한 '디파이 생태계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전세계적으로 암호화폐나 디파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의미있는 보고서를 낸 곳은 한국이 처음이다. 외신에서도 5회에 걸친 시리즈로 보고서 분석 기사를 낼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전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디파이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없다"면서, "첫 보고서가 한국에서 발간됐다는 것은 해외에서 관련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해외에서도 이제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CBDC 전략에 따라 암호화폐 전반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비자 결제수단으로 스테이블 코인이 활용되고, 여러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축적을 허용하는 등 산업 측면에서 탈중앙화 금융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2017년 등장한 디파이 시장은 2년 넘게 5000억도 안되던 예치금액이 지난 1년간 100배이상 급성장했기에 거품일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표 대표는 "예치금액이 순환참조 되는 구조이기에 진짜 들어오는 돈이 얼마인지 알수 없다"면서, "실제 몇몇 디파이 서비스들이 해킹 된 사례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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