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애플이 국내에 설립할 제조업 연구개발(R&D) 지원센터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갑질' 혐의에 따른 자진시정안으로 추진되는 것이지만, 중소기업과의 상생은 물론 지역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본사와 애플코리아는 함께 R&D 지원센터 설립을 위한 부지 선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들과 만나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초 애플의 동의의결을 최종 승인했다. 애플은 국내 이동통신사에 광고·무상 수리비를 떠넘기는 등 '갑질'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1천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을 내놓기로 하면서 공정위 제재를 면했다.
가장 많은 자금이 투입되는 분야는 R&D 지원센터 설립으로, 약 4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진행될 계획이다. 현재 애플은 일본과 중국, 이스라엘 등에서 R&D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국내의 경우 제조업에 특화해 운영될 예정이다.
R&D 지원센터는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나 인프라를 중소기업에 지원해주는 형태다. 애플과의 거래 여부와 상관없이 중소기업이라면 모두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애플은 센터에 스마트 공정 장비를 마련해 중소기업들을 교육하고, 협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애플은 자진시정안을 3년간 이행해야 한다. R&D 지원센터는 이행 기간이 지난 뒤에도 계속해서 운영할 예정이다.
당시 애플은 "새로운 투자를 통해 국내 공급 및 제조업체, 중소기업과 창업자, 교육 부문에 더 크게 기여하고자 한다"며 "R&D 지원센터와 개발자 아카데미에 대한 계획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한국의 공교육 분야에 대한 지원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의 관심은 R&D 지원센터가 설립될 지역에 쏠려 있다. R&D 센터는 지역경제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 지자체가 앞다퉈 유치에 나서기도 한다.
실제 부산시와 구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센터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측에 센터 부지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상 부지가 설립될 지역이 가장 큰 관심사인데, 부산, 구미 외에 아직 거론되는 곳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미 다른 지역에서 R&D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립을 빠르게 추진하지 않을까 싶다"며 "애플도 이왕 설립하는 김에 최대한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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