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를 내세워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샤오미가 전략에 차질이 발생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반도체 부품 가격이 상승하자 제품 가격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반도체 부품 가격 상승을 이유로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부 TV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 인상률은 시장, 제품마다 다르게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출시된 제품의 경우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샤오미는 최근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미 TV 4S 65', '미 TV 4S 55' 등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서 촉발됐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급감했던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빨리 회복하면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완성차업계의 전동화 추세도 반도체 대란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전기차의 경우 내연기관차보다 2~3배 많은 반도체를 탑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의 중국 법인도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물량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상황이 심각한 달에는 25% 정도의 물량 차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에 따른 타격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보통 샤오미 TV 제품은 비슷한 사양을 기준으로 삼성전자, LG전자 제품보다 20~30%가량 저렴하다.
샤오미는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5위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해 1천254만 대를 판매, 시장 점유율 5.6%를 기록했다. 중국 TV 시장에서는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적인 가격 인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리서치업체인 이퀄오션의 이반 플라토노프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업체들이 더 이익이 많이 나는 고급 실리콘 웨이퍼로 이동하고 있어 가전용 반도체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며 "가전산업이 당분간 상당한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는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꾸준히 시장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에 가격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며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업체들의 프리미엄 제품은 가격이 일부 인상돼도 타격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향후 가전업체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샤오미가 받는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도체 대란이 지속되면 가전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할 경우 샤오미의 가격 메리트는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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