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4·7 보궐선거가 야권의 승리로 끝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에서 파열음이 감지된다.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범죄자 신분' '건방진 행동' 등의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비난을 퍼부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전날(1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4·7 보궐선거는 야권 승리'라는 발언에 대해 "건방지다"고 혹평했다. 구 최고위원이 이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독설 반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구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을 향해 "야권은 오로지 국민의힘만 있다는 오만불손함과 정당을 단순히 국회의원 수로만 평가하고 이를 폄훼하는 행태는 구태 정치인의 표본이며 국민에게 매우 건방진 행동"이라며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당을 비롯한 야권 승리를 위해 지지해주신 국민께 당장 사죄하라"고 했다.
구 최고위원은 "(김 전 위원장은) 야권 대통합이라는 국민 지상명령을 무시하고 안철수, 오세훈 후보가 보인 화합의 정치에 처음부터 끝까지 흙탕물만 일으킨 장본인 아니었나"라며 "단일화 필요성에 유불리를 따져가며 매번 말을 바꾸는 그 가벼운 행동은 본인이 오랜 세월 쌓았던 공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애초 국회의원 시절 뇌물수수로 징역형을 받아 의원직이 박탈된 범죄자 신분이었으니 쌓았던 공도 그렇게 크진 않은 것 같다"며 "일각에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거울삼아 권력에 욕심을 부리며 본인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언감생심 풍문이 돌고 있다. 이러다 나라가 더 망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이는 김 전 위원장이 지난 1993년 일명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 관련 2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을 가리킨 셈이다.
다만 선거 이후 양당의 합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현직 최고위원이 상대 당 전 대표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과거 치부를 들추며 원색 비난했다는 점에서 '지나친 발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제 통합하겠다는 당의 비대위원장이 물러나자마자 '범죄자'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그것도 국민의당의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이 발언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공개적으로 더 크게 문제 삼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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