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과 국경 충돌 후 '반중 정서'가 이어진 인도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국 상품 불매운동 확산에 편승해 인도 스마트폰·가전 시장 공략을 위한 가격 할인 및 신제품 출시 등의 공격적 전략을 펼쳤지만 매출은 오히려 전년보다 꺾였다.
17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18% 하락한 10조9천433억원을 기록했다. 12조9천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2019년보다 2조원가량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 등에 따른 마케팅 비용 감소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36.3% 오른 6천116억원을 기록하며 수익 향상에 집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매출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휴대폰 사업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인도 경제를 멈춰세웠던 '코로나19' 봉쇄령 여파로 인해 인도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컸던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출하규모는 전년 대비 4% 줄어든 1억5천만 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시장 하락세 대비 삼성전자의 연간 출하량은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여 부진한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연간 출하량은 전년 대비 11% 줄어든 2천860만 대에 머물렀다. 시장 점유율도 2%p 낮아진 20%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중정서'를 고려해 인도에서 가장 많은 신형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중국 업체들을 상대로 반격에 나섰다. 오프라인 유통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온라인 판매 전용 '갤럭시 M' 시리즈를 주력으로 '갤럭시 A' 시리즈 등 보급형 라인업을 강화하고 '갤럭시 S'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제품도 잇따라 선보이며 인도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공략했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2분기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24%의 점유율로 샤오미와 비보를 제치고 한 분기만에 1위 자리 재탈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인도 내 반중감정이 수그러들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선 중국 업체인 샤오미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샤오미에 시장 1위를 내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다양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가격 인하에도 적극 나서며 현지 시장에서 반 중국 정서를 파고 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면서도 "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반중감정이 진정되며 불매운동 움직임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매출을 기대 이상으로 끌어올리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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