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떨리기도 하고 이상했다."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자 세계배구계에서도 공격형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빅3'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연경(흥국생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해외리그 생활을 접고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원 소속팀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V리그 코트로 돌아왔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올 시즌 유니폼에 별 하나를 더 달지 못했다.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GS칼텍스에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에서도 GS칼텍스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김연경은 V리그에서 가장 빛난 별이 됐다. 한국배구연맹(KOVO)는 19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그랜드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시상식을 진행했다. 김연경은 이 자리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그는 기자단 투표에서 14표를 얻어 GS칼텍스의 '트레블'을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이소영(현 KGC인삼공사)을 두 표 차로 제쳤다.
김연경은 지난 2007-08시즌 이후 13년 만이자 개인 통산 4번째 정규리그 MVP가 됐다. 그는 올 시즌 득점 부문 6위, 공격 종합 1위, 서브 1위에 오르는 등 여전한 기량을 뽐냈다.
김연경은 이날 시상식에서 "앞서 MVP를 차지한 뒤 13년이 지났는데 짧은 시간은 아니다"라며 "다시 국내에 복귀해 MVP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현재 휴가를 보내고 있다. 시상식을 위해 잠시 짬을 냈다. 김연경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휴가 초반을 보냈다. 제주도에도 잠시 다녀왔고 시상식 준비도 하며 보냈다"고 근황을 밝혔다.
그는 이날 MVP 수상에 대해 "기분이 좀 이상하고 떨리기도 한다"며 "이소영이 올 시즌 정말 잘해서 (MVP를)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게 돌아와 기쁘다"고 말했다. 득표 차에 대해서도 "정규리그 MVP는 팀 성적도 어느 정도 고려하고 뽑는 걸로 알고있다"며 "우리 팀은 2위를 했고 (이)소영이는 1위를 해서 예상하기 어려웠다. 근소한 차이라고 하니 더 떨리기도 했고 그래서 모든 분이 더 흥미롭게 본 것 같다"고 얘기했다.
김연경은 이날 시상식에 함께 참석한 이소영에게 "미안하다"고 말을 건냈다. 김연경은 "약간 울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해서 울지 말라고 장난삼아 이야기했다"며 "이소영은 정말 한 시즌 동안 고생했다. 정규리그 MVP 경험은 아직 없는 걸로 안다. 개인적으로 욕심도 있었을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이소영에게)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도 되돌아봤다. 그는 "특정 경기를 뽑기 어렵다"며 "많은 경기가 떠오르지만 최근 경기 중에 꼽는다면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3차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오프시즌이지만 김연경에게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다음 시즌 거취 때문이다.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계약기간이 일단 종료됐다. 국내 잔류를 선택할 경우 흥국생명과 다시 계약해야한다.
그 경우 2021-22시즌이 종료된 뒤 V리그 기준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김연경은 "(국내 잔류)가능성이라는 걸 이야기하기도 곤란할 정도로 정한 건 없다"며 "말하기도 조심스럽다. 빨리 정하기 보다는 조목조목 따져보고 생각해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팬들과 팀 동료 그리고 가족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연경은 "올 시즌을 치르는 동안 팀 동료들 모두 고맙고 감사하다. 특히 부모님과 가족에게 가장 고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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