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신한은행이 판매한 라임크레딧인슈어드(CI)펀드 투자자에게 배상기준으로 원금의 40~80%(법인 30~80%)를 제시했다. 투자자별로 차등 적용되는 자율조정안으로, 향후 라임CI펀드가 청산되면 그때 추가 정산한다. 그만큼 금융사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금감원 분조위는 지난 19일 신한은행이 판매한 라임CI펀드에 투자했다가 불완전 판매 등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 2명에게 55%의 기본배상비율을 적용해 각각 투자원금의 69%, 75%로 배상하는 분쟁조정안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신한은행을 통해 라임CI펀드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A씨는 75%를 돌려주라고 결정했다. 금융투자상품의 투자경험이 없고 원금보장을 원하는 고령자임에도 신한은행이 투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해 투자하도록 했다고 분조위는 판단했다.
분조위는 신한은행에서 라임CI펀드에 투자한 B법인의 경우 원금의 69%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신한은행은 원금과 확정금리가 보장된다며 은행이 최저가입 금액 3억원보다 많은 5억1천만원을 투자하도록 권유했다. 또 가입시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았음에도 영업점에서 B법인의 투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기재하기도 했다.
2명의 투자자외에도 라임CI펀드에 투자한 나머지 투자자에 대해서도 분조위는 배상기준에 따라 40~80%(법인은 30~80%)의 배상비율을 적용해 조속히 자율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배상비율은 투자자별 적합성원칙 위반여부, 투자경험 등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이번 손해배상비율은 영업점 판매직원의 적합성원칙과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 과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나 라임펀드 등 기존 분쟁조정 사례와 동일하게 30%를 적용하되, 신한은행 본점 차원의 투자자보호 소홀 책임 등을 고려해 배상비율에 25%를 공통 가산해 55%로 결정했다.
아울러 판매사의 책임가중사유와 투자자의 자기책임사유를 투자자별로 가감 조정해 최종 배상비율을 산정했다.
분조위의 이번 결정은 신한은행이 라임CI펀드 투자자의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이 크다고 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금감원은 "분조위에 부의된 2건 모두 신한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다"며 "특히 과도한 수익추구 영업전략, 내부통제 미흡, 투자자보호 노력 소홀 등으로 고액·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책임도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분조위의 조정안을 신청인(투자자), 신한은행이 받아들이면 금융소비자보호법 제39조에 따라 재판상 화해와 똑같은 효력이 발생한다.
따라서 조정이 성립되면 환매 중단된 라임CI펀드 458계좌, 2천739억원에 대한 피해구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와 신한은행이 이번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사후정산방식으로 손해배상금이 지급된다. 사후정산방식은 사모펀드의 손해액이 확정될때까지 4~5년의 시간이 걸려 분쟁이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에 지난해 말 금감원이 도입한 방식이다.
미상환액을 손해액으로 간주하고 분조위의 배상비율을 적용해 우선 배상하고, 추후 상환액이 발생하는 경우 판매사는 상환금에서 초과지급 배상금을 차감한 잔액을 투자자에게 지급한다.
한편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173개 펀드, 1조6천700억원의 설정금액이 환매 연기되면서 개인 4천35명, 법인 581개사가 피해를 봤다. 이에 따라 지난 9일까지 분쟁조정 신청은 총 694건(은행 357건, 증권사 337건)에 달한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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