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SK텔레콤이 올 하반기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을 정식 출시한다. 내년에는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버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1일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전시회 월드IT쇼가 열린 코엑스에서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 말 선보인 사피온을 올 연말께 정식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출시 전 검증이 필요해 SK그룹사 내 실제 업무에 적용해서 쓰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AI반도체 사피온 X220을 공개했다. 기존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하고 GPU 대비 딥러닝 연산 속도가 1.5배 빠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적용 시 데이터 처리 용량이 1.5배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가격은 GPU의 절반 수준이며 전력 사용량은 80% 정도다.
전시장에서 SK텔레콤은 사피온과 비슷한 성능의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TESLA T4의 성능을 비교 시연하고 있었다. 한 컴퓨터에 두 칩을 꽂아 놓은 후 화면을 통해 처리 속도를 눈으로 확인 시켜줬다. 화면에서는 수백장의 사진을 인식하는 속도가 사피온이 더 빨랐다.
현장에서 만난 SK텔레콤 관계자에 따르면 사피온은 GPU가 아니지만 비슷한 역할을 한다. GPU는 학습과 추론을 둘 다 하는데 사피온은 추론만 한다. 이에 가장 비슷한 사양을 갖춘 제품으로 비교 시연을 한 것이다.
SK텔레콤이 추론 중심의 사피온을 만든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AI 서비스에는 GPU가 필요한데, 수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적용하게 되면 개발할 때보다 서비스에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이에 SK텔레콤은 자체적으로 관련 반도체 개발을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 정식으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는 SK그룹사를 중심으로 사피온을 적용,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 AI 서비스 '누구(NUGU)'와 고객센터, ADT캡스 영상 분석 등에 적용됐다.
일례로 고객센터에서는 사피온이 상담 내용을 텍스트로 인식한 후 고객 문의 내용에 맞는 답안을 찾아주는 일을 돕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타트업들은 AI서비스를 하고 싶어 하지만 GPU가 비싸 고객이 많아지면 비용 감당이 힘들다"면서 "우리 데이터 센터에 사피온 설비를 구축하면 스타트업들이 데이터만 옮겨서 사피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내년 하반기에는 학습 능력을 추가한 새 버전(X330)을 출시할 계획이다. 일부 데이터 업데이트가 필요한 만큼, 이를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추가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사용할 계획으로 시작했는데 성공적으로 완성되면서 출시까지 왔다"면서 "SK하이닉스 도움을 받아 잘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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