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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패션플랫폼 '빅5' 작년 거래액 3.2조…패션업계 지각변동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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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신세계, 네이버도 뛰어든 패션 플랫폼…올해 거래액 4조 돌파 예상

지그재그 앱 소개 모습 [사진=지그재그 홈페이지 캡처]
지그재그 앱 소개 모습 [사진=지그재그 홈페이지 캡처]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무신사, 지그재그 등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이 패션업계 판도를 흔들고 있다.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주요 플랫폼들을 속속 인수하며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패션 플랫폼에 참여하며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패션 플랫폼 '빅5'의 합산 거래액이 3조2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커지자 카카오, 신세계 등도 인수전에 뛰어들며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 카카오, 신세계에 이어 네이버도 패션 플랫폼 투자…'대기업 각축전'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의 스타일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오는 7월 온라인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과 합병법인을 출범한다. 크로키닷컴이 2015년 출시한 지그재그는 4천곳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과 패션 브랜드를 모아서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1일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 경영권을 인수했다. W컨셉은 2008년 10월 설립해 회원 500만명을 보유한 업체다. 인수 후에도 핵심 경쟁력 유지를 위해 기존 전문 인력을 승계하는 등 현재와 같이 이원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직접 투자 방식으로 패션 플랫폼 '브랜디'에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2014년 12월 설립된 브랜디는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와 남성패션 플랫폼 '하이버'를 비롯해 상품포장, 배송, 고객 응대까지 처리해주는 올인원 풀필먼트(통합물류대행) 패션 서비스 '헬피'를 운영하고 있다. 또 네이버는 지난 3월 패션 도매상과 전국 패션 소매상을 연결하는 동대문 패션 커머스 플랫폼 ‘신상마켓’에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 20일에는 IMM인베스트먼트 등 스타일쉐어의 주요 투자자들이 29CM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대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29CM은 여성 패션플랫폼에서는 2위를 달리고 있는 신흥 강자다. 지난해 거래액은 약 2천억원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 쓱닷컴도 종합몰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오픈마켓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최근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도 좋지만, 직접 판로를 통해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므로 W컨셉 인수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의류 판매 기반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무신사 매출액 추이 [사진=무신사]
무신사 매출액 추이 [사진=무신사]

◆ 주요 패션 플랫폼 작년 거래액 전년比 40% 성장 비결은

이처럼 IT기업, 유통기업 등 다양한 기업들이 패션 플랫폼에 관심을 가지는 건 이런 플랫폼들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빅5'로 불리는 무신사와 W컨셉,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의 지난해 거래액은 총 3조2천500억원에 달했다. 2019년 2조3천억원에서 4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업체별로 보면 무신사는 지난해 패션플랫폼 최초 거래액 약1조4천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50% 이상 신장했다. 그 뒤를 이어 지그재그가 약 8천억원, 에이블리 4천억원, 브랜디 4천원(브랜디 3천억원, 하이버 1천억원), 더블유컨셉 2천45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이용자는 지속 증가하고 있어 성장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업계에서는 올해 해당 '빅5'의 거래액이 4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존 오프라인 패션업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패션 플랫폼이 빠른 배송과 개인 맞춤형 추천 서비스 등으로 1020세대를 적극 공략한 결과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무신사는 일찌감치 남성 회원을 겨냥한 스트리트 캐주얼 전문 사이트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해외 캐주얼 브랜드를 먼저 선보이고, 무작위 추첨 방식(래플)으로 한정판 신발을 내놓는 등 '단독 판매' 전략을 썼다.

지그재그와 브랜디, 에이블리는 동대문 기반의 쇼핑몰을 한데 모은 앱이라는 정체성은 같지만 각자 전략을 달리했다. 지그재그는 정교한 맞춤 서비스로 차별화했다. 앱에 접속해 자신의 나이와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하면 그에 맞는 상품을 첫 화면에 보여준다. 구입 횟수가 늘어나고 클릭하는 상품이 많아질수록 맞춤형 상품 추천이 더 정교해지도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브랜디는 물류와 배송에 중점을 뒀다. 빨리 옷을 받아보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오늘 주문한 상품을 당일 또는 다음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는 '하루배송'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에이블리는 '셀럽마켓 모음 앱'으로 인플루언서 등 1인 사업자를 대거 끌어들였다. 2018년 3월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지난해 '빅5'에 들어갈 정도록 급성장했다.

라이브방송 등 정보기술(IT) 트렌드가 대세가 된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의류는 온라인 쇼핑의 침투가 가장 늦은 품목 가운데 하나다. '옷은 입어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체 사이즈가 비슷한 다른 이용자의 후기와 생생한 라이브방송 등을 참고할 수 있어 꼭 입어 보고 살 필요가 없어졌다.

모바일에 익숙한 1020세대를 집중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 국내에서 전 세대에 걸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은 쿠팡이지만 쿠팡이 유일하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세대는 10대다. 10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지그재그다. 여성 1위 패션 앱인 지그재그의 10~20대 고객 비중은 77%에 달한다.

정소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기반 패션 앱 이용자 대부분은 1020세대로 이들을 잡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며 "이런 것을 패션플랫폼이 알고 접근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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