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들이 상속세 내역과 함께 사회 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 중에는 2만3천여 점의 미술품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이 포함돼 미술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삼성에 따르면 유족들은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이건희 회장 소유의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총 1만1천여 건, 2만3천여 점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정확한 금액을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미술계에서는 수조 원대의 천문학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미술품 기증은 사회 환원에 따른 고인의 사회적 평판 제고는 물론 상속세 절세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미술품을 기증할 경우 상속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보물 46건)을 비롯해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最古)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1천600여 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 및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천600여 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할 방침이다.
아울러 국민들이 국내에서도 서양 미술의 수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된 전례가 없다"며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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