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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의 공모주] 제주맥주, 수제맥주 바람 타고 흑자전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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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주관사 대신증권

저도 '따상'을 먹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주린이(주식+어린이)에게 주식시장은 생각처럼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더군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주식공부를. 주변을 둘러보니 여전히 '묻지마 투자'를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최소한 그 회사의 사업모델이나 실적전망, 리스크 요소 등은 알고 해야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공부는 언제나 쉽지 않죠. 그런 여러분을 위해 '주린이의 공모주'가 먼저 알아봤습니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공모주 청약 신기록을 세웠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지난 11일 ‘따하(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형성 후 하한가)’에 가까운 주가로 증시에 입성하면서 많은 주린이들 당황하셨을 겁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되려 “예상했던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는데요. 작년 중순 SK바이오팜이 세운 ‘따상상상(따상 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 기록에서부터 시작된 ‘공모주 대박공식’이 사실 비정상이었다는 거죠.

상장 전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설정하는 공모가격이 적절하게 산정됐다면 상장 첫날 160% 수익률은 과도하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SK바이오팜을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상장 직후 따상 이상을 기록한 종목들의 주가가 상장 직후 고점을 형성한 후 하락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제주맥주,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 도전

SKIET 상장 후 주가 급락의 충격으로 그 어느 때보다 공모주의 ‘기업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된 가운데 한 적자기업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크래프트(수제) 맥주 전문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증시 상장에 도전하는 제주맥주입니다.

'제주맥주'는 주린이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일 텐데요. 제주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에메랄드 색의 캔맥주, 은은한 감귤 향을 가미한 상큼한 맛으로 2017년 출시 초창기부터 인기를 끌었던 ‘제주 위트 에일’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제주맥주는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요건이란 적자 기업이었던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조달한 자금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참고한 제도입니다. 지금은 적자 상태라도 미래 성장성이 뛰어나다면 코스닥에 상장해 기업운영과 투자를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거죠.

 [제주맥주]
[제주맥주]

◆ 공모가는 어떤 방식으로?

제주맥주의 공모가는 기업가치 대비 세전영업이익(EV/EBITDA)을 기반으로 산정됐습니다.

에비타멀티플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기업가치(EV)와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EBITDA)의 관계를 비교하는 지표입니다. 여기서 에비타는 영업이익에 양조장 설비와 같은 비현금성자산의 감가상각비를 포함한 수치입니다.

적자 상태인 제주맥주 입장에서는 금액이 큰 공장 설비를 가치평가에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기업의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제주맥주는 적자인 동시에 국내 상장 기업 중 비교할 수 있는 기업군이 없는 상태입니다.

공모가 책정 시 피어그룹(비교기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비교 기준에 어떤 기업을 넣느냐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맥주의 경우 피어그룹을 규모가 큰 해외 수제맥주 기업으로 선정해 기업가치에 대한 약간의 우려도 있습니다.

제주맥주의 피어그룹은 하이네켄, 앤호이저 부쉬 인베르, 사이공 비어, 워털루 블루잉 등인데 이들 기업은 대규모 생산으로 이미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어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 적자라면서…뭘 보고 투자해?

제주맥주가 적자인 탓에 주린이 입장에서는 고민거리가 하나 더 생기게 됐습니다. 제주맥주가 가진 ‘미래 성장성’이라는게 무엇인지 궁금해지죠.

제주맥주는 국내 맥주 시장의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국내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카스)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하이트진로(테라), 롯데칠성음료(클라우드) 등 3개 회사가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습니다. 전체 규모가 크게 줄거나 늘지 않는 상태에서 기업들이 경쟁사의 시장점유율을 뺏고 빼앗기는 시장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맥주 시장 내에서 수입맥주의 비중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1천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전년 대비 성장 규모는 47.5%에 달합니다. 협회는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2023년 3천7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제주맥주는 성장하고 있는 수제맥주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 업체입니다.

2020년 말 기준 제주맥주의 수제맥주 시장 점유율은 28.4%에 달합니다. 2017년 시장 진입 당시 시장점유율(5.1%)에 비해 5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제주맥주는 시장 확대와 함께 자사의 시장점유율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장점유율 증가에 힘입어 제주맥주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 평균 147.9%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이사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맥주]
제주맥주 문혁기 대표이사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주맥주]

◆ 구체적인 흑자 전환 시기는 언제?

이제 주린이들은 제주맥주가 실질적인 수익을 내는 시점이 궁금하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주맥주는 올해 영업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제주맥주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9.7% 증가한 495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13억원입니다.

영업이익 추이는 2022년 109억원, 2023년 219억원으로 매년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은 올해 2.7%, 2022년 14.0%, 2023년 19.1% 입니다.

제주맥주는 올해 3월 설비 증설을 완료했습니다. 생산량보다 수요가 많아 제품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입니다. 증설한 설비에서 나오는 추가 생산량을 바탕으로 수익구조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제주맥주의 생산량은 2019년 1천200만리터에서 올해 2천만리터까지 증가했습니다.

◆ 13~14일 일반 공모 실시, 주관사 대신증권

제주맥주는 이달 13~14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실시합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최종 공모 가격은 희망가 밴드(2천600~2천900원)를 넘어선 3천200원으로 정했습니다.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총 공모 물량의 25%에 해당하는 209만500주 가량입니다. 기관투자자 물량은 75%인 627만1천500주입니다. 공모 주식은 구주매출없이 100% 신주로 발행됐습니다.

제주맥주는 이번 공모로 약 267억5천840만원을 조달할 전망입니다.

제주맥주의 상장 예정일은 오는 26일이고,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입니다.

/오경선 기자(seo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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