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숙원 사업이던 발행어음업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017년 7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한 지 3년 10개월여 만이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오후 정례회의를 열어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최종 인가를 의결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인가 신청 안건은 지난 1월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와 지난 4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를 잇달아 통과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인가안 심사는 지난 2017년 12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로 심사가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 5월 공정위가 검찰 고발 없이 시정명령과 과징금(43억9천만원)만 부과하는 등 심사 중단 사유가 해소되면서 금융감독원 심사가 재개됐다.
지난해 적발된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 조사도 올해 3월 별다른 형사제재 없이 종결되며 금융당국의 발행어음업 심사에 속도가 붙었다.
발행어음업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 업무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등의 요건을 갖춰 초대형 IB가 되면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자금을 조달·운용하는 발행어음업을 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 기준 자기자본 9조6천200억원으로, 이번 발행어음업 인가로 최대 18조2천억원까지 조달·운용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만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상태였다.
발행어음업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만기 1년 이내 단기 어음을 발행·매매·인수하는 금융 업무다. 특히 레버리지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초대형 IB들은 이를 통해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하고, 중소·중견기업 대출이나 부동산 금융, 비상장사 지분 매입, 해외 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 투자할 수 있어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으면서 국내 증권사 최초로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게 됐다. IMA는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발행어음업 인가를 얻으면 할 수 있는 사업이다. 현재 이 조건을 충족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다.
IMA는 고객에게 원금을 보장하며 일정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발행어음과 비슷하지만, 발행 한도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자본 요건만 갖추면 별도의 인가 없이 사업에 진출해 조달 자금의 70% 이상을 IB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IB 여신 비중이 높지 않고, 투자목적자산의 구성이 스타트업 등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발행어음은 미래에셋증권의 비즈니스 모델에 부합하는 사업"이라며 "신사업 진출로 자본 효율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무리하게 자금 조달을 추진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고객에게 양질의 상품을 공급하고 조달된 자금을 정부 정책 취지에 맞게 안정적인 운용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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