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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제약·바이오업계, CMO 바이오 사업 진출 '러쉬'…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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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잇따른 성공에 CMO 사업 확장 '활발'…2025년 시장 규모 28조원 전망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백신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백신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바이오의약품 CMO(위탁생산) 진출 바람이 불고 있다.

성공확률이 낮은 신약 개발보단 마진율이 최대 50%에 달하는 CMO 진출로 이익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CMO는 약품을 대신 생산하는 산업으로 전자 업계의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이나 반도체의 파운드리와 유사한 개념이다.

14일 글로벌 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글로벌 CMO 시장은 2019년 119억달러(약 13조원)에서 지난해 133억달러(15조원)로 성장했다. 이후 연평균 13.7% 성장해 2025년에는 253억달러(28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동물세포를 활용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CPhI insights 기준)는 2019년 470만ℓ에서 2024년 650만ℓ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개발 업체 실적도 급등했다. 국내 CMO 대표 주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포함해 56건을 수주했다. 2019년(36건)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1천648억원과 2천92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4%와 216%나 늘었다. 코로나 백신 CMO를 수주한 SK바이오사이언스도 올해 매출이 작년보다 4배 정도 증가한 8천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이후 CMO 수요 증가로 가치가 크게 치솟아서다.

이에 업계는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 성장성을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 삼성·SK 필두로 한미·코오롱·종근당 등도 CMO 사업 확대 '박차'

현재 국내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을 필두로 한미약품, 에스티팜, 바이넥스, 코오롱생명과학, 동국제약, 경보제약, 팬젠 등이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사업 진출을 선언한 회사도 다수다. 지난달 종근당바이오, 지엘라파, 한국코러스, 이수앱지스, 보령바이오파마, 바이넥스, 큐라티스, 휴메딕스 등이 CMO 컨소시엄을 꾸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생산에 나섰다. 휴온스글로벌, 휴메딕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보란파마 등도 별도의 컨소시엄을 구축, '스푸트니크V' 생산에 뛰어들었다. GC녹십자는 또 다른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인 '코비박' CMO 후보 업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mRNA, D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 2018년 완공한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 2공장은 연간 DNA백신 1억회분, mRNA백신 10억회분을 각각 생산할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동아쏘시오그룹의 자회사 에스티팜은 차세대 의약품인 올리고 핵산 치료제의 원료의약품(API) 및 mRNA 의약품 부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올리고 부문은 공장 증설을 통해 2024년까지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40% 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에스티팜은 혈액암, 심혈관질환, 헌팅턴병 등 20개 이상의 CDMO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코로나19 mRNA 백신 공급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에스티팜이 생산 시설을 확보하면 화이자와 모더나 등으로부터 추가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도 위탁생산(CMO) 사업 확장에 나선다. GC녹십자와 바이넥스는 지난 1월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에서 위탁생산(CMO)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의 포괄적인 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GC녹십자는 바이알(Vial)과 프리필드시린지(PFS) 등 완제의약품 분야에 강점이 있고, 바이넥스는 바이오의약품 CDMO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웅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근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 허가를 받고 위탁개발·생산(CDMO)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대웅제약은 이번 허가를 기반으로 세포치료제를 포함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와 개발부터 품질시험·인허가 지원·보관 및 배송·판매까지를 아우르는 '올인원(All-in-one) 패키지' 사업을 시작한다.

삼성바이오 회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 회사 전경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 CMO 사업, 최대 50%로 수익성 높지만 처음 시장 진입 쉽지 않아

이처럼 업계에서 앞다퉈 사업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통상 바이의의약품 CMO의 수익률은 20~40%로 알려졌다. 대체적으로 소규모 임상용 CMO의 경우 마진율이 낮고 상업용 치료제 제조를 전담하는 CMO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특히 대량 생산중인 코로나백신의 경우 CMO 수익률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더해 글로벌 시장 성장 전망도 좋아 코로나19 이후 제약·바이오기업의 '신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업계에서는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CMO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CMO 사업 수주를 확대하려면 바이오리액터(배양설비)를 갖추는 것은 물론, ▲유전자 발현 기술 ▲미생물 발효 ▲동물세포 배양 등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높은 수율로 고농도 항체를 생산할 수 있어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다.

한번 위탁생산을 맡기면 오랫동안 거래를 하는 시장 관행도 신규업체의 진입 장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CMO는 한번 생산을 맡기게 되면 생산처를 바꾸는 게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바이오의약품 생산지를 변경할 경우 허가절차 등 약 2년간의 추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해당 업체가 의약품 허가 전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큰 하자가 없는 한 기존 업체에 CMO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MO 시장을 삼성바이오로직스,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 중국 우시 등 4개사가 전세계 CMO 수주물량의 99%를 차지하고 있다. CMO 분야 세계 1위인 스위스 론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45억 스위스 프랑(약 5조4천7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했고 올해에도 두 자릿수대 성장이 예상된다.

제약·바이오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바이오 CMO의 경우 한번 문제가 발생하면 회복되는데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뢰가 대단히 중요하다"며 "중소 CMO가 블록버스터 신약의 위탁생산을 맡는 게 말처럼 쉽지 않지만 CMO 컨소시엄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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