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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대인배상 누수 지속…근본적인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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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과잉진료 유인 억제할 종합적인 제도개선 필요"

서울의 한 병원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병원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지속적인 제도 개선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보험료는 안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영국처럼 대인배상 과잉진료 유인을 억제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보험연구원은 '영국과 우리나라의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전후' 리포트를 내고 양국의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전후 보험료 상승률을 비교한 뒤 국내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관련 시사점을 제시했다.

◆ 영국, 지속적인 제도개선 추진…경상환자 대인배상 청구 유인 감소로 보험료 하락

리포트에 따르면 영국은 대인배상 과잉청구에서 비롯된 급격한 자동차보험료 상승 이후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경상환자의 과도한 대인배상 청구 억제를 위해 2010년 클레임 포탈 구축 및 2012년 민원대행회사의 수수료 체계 개선, 2015년 위플래쉬 개혁 추진을 본격화했다.

클레임 포탈은 1천파운드에서 1만파운드의 대인배상 사고를 대상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하는 인터넷 사이트로, 클레임 포탈 도입 이전에는 합의기간이 통상 90일 내외였지만 클레임 포탈은 30영업일로 제한하고 있다.

영국은 배상청구 유인을 억제하기 위해 민원대행회사의 수수료 체계도 개선했다. 고액 위자료를 목적으로 대인배상 소송을 유도하는 조건부 수수료 및 마케팅과 인센티브 지급 등을 금지하고, 교통사고 피해자의 대물 및 대인배상 과정에서 민원대행회사가 피해자 대리인, 변호사, 차량수리 업체 등으로부터 수취하는 위탁수수료를 폐지했다.

위플래쉬 개혁은 편타성 상해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상환자들에 대한 보상을 부분적으로 제한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자 시행된 자동차보험 관련 제도개혁이다. 편타성 상해란 사고 충격으로 몸이 꺾여 외상 없이 근육 등 몸 안쪽 조직이 손상되는 경우를 말한다.

진단서 없는 합의 금지, 위플래쉬 청구에 대한 위자료 한도 설정, 소액사건기준금액 상향조정 등이 포함됐으며 이달 중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소액사건 기준금액 한도를 현행 1천파운드에서 5천파운드로 인상하면 청구자(피해자)가 승소하더라도 법률비용 및 수수료를 가해자(보험사)로부터 수취하지 못해 배상청구 유인 감소 효과가 있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원대행회사 수수료 체계 개선 이후 경상환자의 대인배상 청구 유인 감소로 보험료가 하락했다"며 "위플래쉬 개혁이 시행되면 경상환자에게 지급되는 위자료 제한으로 지급보험금 감소세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지속적인 제도 개선에도 보험금 누수 여전…"과잉진료 억제 대책 마련해야"

우리나라는 지난 2013년 이전까지 자동차보험 부상환자의 높은 입원율과 나이롱환자로 인한 보험금 누수가 자동차보험의 주요 문제로 떠오르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 도입됐다.

당국은 2007년 의료기관이 교통사고 입원환자의 관리를 강화하도록 했고, 2009년에는 의료기관의 퇴원 및 전원 지시권, 의료기관이 보험회사의 입원환자 관리 기록열람 청구에 불응하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재를 도입했다.

또한 2012년에는 자동차보험진료수가 심사·조정업무의 위탁근거를 신설했고, 2013년에는 과잉진료 억제를 위해 진료비심사청구일원화가 도입됐다.

전용식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제도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인배상 보험금 누수가 지속되면서 자동차보험료 상승세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7년 입원환자 관리강화 규정 도입 이후 입원율과 진료비 증가율, 자동차보험료 상승률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2013년 이후부터는 진료비 증가율과 자동차보험료 상승률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영국의 자동차보험 제도개선은 환경변화에 부합하게 시의적·지속적으로 추진돼 보험료 상승세 둔화와 보험영업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2007년 제도개선의 효과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2007년 제도개선은 입원율 하락과 자동차보험료 물가지수 상승률 하락으로 이어졌지만 2013년 진료비심사청구일원화 도입 이후 제도개선 효과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한방 등 비급여 진료에 대한 조정이 부진해 경상환자 과잉진료 유인이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최근에는 대인배상 부상 보험금 증가세가 확대되자 상해등급 12·13·14급 경상환자 장기진료 시 진단서 의무화, 경상환자 대인배상Ⅱ 진료비 과실상계 제도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전 위원은 "(이는) 경상환자의 과잉진료 유인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기에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진단서 의무화는 장기적으로는 경상환자의 상해 수준을 평가하고 그에 부합하는 치료와 보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진료비심사청구일원화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고 한방진료 등 비급여 진료수가의 지속적인 조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잉진료 유인을 억제하는 보다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손해에 부합하는 보상제도 개선과 합의절차 구축 및 경상환자의 진료행태 및 과잉진료 유인을 억제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제도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허재영 기자(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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