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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2천억 지원 받는 TSMC…'총수 부재' 삼성과 격차 더 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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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반도체 연구 개발 거점 마련에 日 정부 지원사격…추격자 삼성전자 '고민'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일본 정부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약 190억 엔(한화 2천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키로 하면서 만년 2위인 삼성전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이 자국의 반도체 산업 쇠퇴에 위기감을 느끼고 TSMC를 택해 지원키로 한 만큼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1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31일 370억 엔(한화 3천738억원)에 달하는 '대만 반도체 TSMC 투자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TSMC가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서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총 사업비 370억 엔의 절반가량을 일본 정부가 부담하는 것이다.

AFP 통신은 "TSMC가 20여 개 일본 현지업체들에 370억 엔을 투자해 최첨단 반도체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에 일본 정부가 투자금 절반을 지불한다"고 보도했다.

 [사진=TSMC]
[사진=TSMC]

일본 정부가 이처럼 나선 것은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각종 디지털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첨단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올해 첨단 반도체의 국내 생산 체제를 정비하기 위해 민관이 참여하는 공동사업체를 신설하는 등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반도체와 디지털 인프라 등에 관한 새로운 산업정책을 입안할 기구로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 검토 회의'도 가동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 TSMC가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 거점을 일본에 신설키로 하자 지원책 마련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TSMC와 일본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첨단 반도체의 자국 내 양산 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으로, 반도체 제조장비 대기업인 히타치 하이테크, 반도체 소재 부문의 경쟁력을 갖춘 아사히카세이 등 일본 기업 20여 곳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도쿄 인근 쓰쿠바시에 소재한 일본 국립연구개발법인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안에 새 연구 거점을 만들 예정으로,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후공정 부분 등의 최첨단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올 여름 이후 시험 라인 정비를 시작해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본 정부는 TSMC에 이어 미국 인텔에도 유치를 제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반도체 핵심 산업에서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시킨다는 방침이다.

이에 TSMC 추격에 나선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미국 내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증설과 시스템반도체 추가 투자 등의 계획을 발표하긴 했지만,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로 중요 의사 결정에 여전히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반도체 공장 가동 중단 영향으로 TSMC와의 격차도 더 벌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직전 분기 18%에서 17%로 약 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TSMC의 점유율은 미국 AMD, 퀄컴 등 팹리스 기업들의 파운드리 물량 발주가 잇따르면서 54%에서 55%로 1%포인트 늘어났다.

여기에 TSMC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6개의 첨단 파운드리 팹을 짓기로 하는 등 올해 들어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이번에 일본 정부와 손을 잡은 것 외에도 올해 300억 달러를 포함해 향후 3년간 1천억 달러를 투입함으로써 선단공정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총수가 부재한 상황에서 미국 대규모 투자 등을 단행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선 TSMC 지원에 대한 이번 일본 정부의 결정으로 위기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TSMC는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는 동시에 미국, 일본과의 연대를 강화해 글로벌 파운드리 지배자 위치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에 더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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