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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삼성 합병 의혹' 이재용 4차 공판…프로젝트G 작성자 '모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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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문건 지시 주체 추궁에도 전 삼성증권 팀장 "생각 안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부당 합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4차 공판이 3일 열린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모습.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부당 합병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4차 공판이 3일 열린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월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모습.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부당한 합병을 지시했다는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검찰이 2·3차 공판에 이어 4차 공판에서도 '프로젝트G' 등 경영권 승계 관련 문서를 작성한 전 삼성 직원을 증인 신문했다.

검찰은 경영권 승계 관련 문서 작성을 이 부회장이 지시했냐며 추궁했지만 증인은 모른다고 답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이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 대한 네 번째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번 공판에도 증인으로 전 삼성증권 팀장 한 모씨가 출석했다. 앞서 한 씨는 지난달 6일과 20일 공판에도 출석해 검찰의 신문에 답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형사사건의 증인은 1∼2차례 출석해 신문을 받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기록이 방대하고 전 삼성증권 팀장인 한 모씨가 핵심 증인으로 꼽혀 증인신문이 길어지고 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 대응 방안 보고서, 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언론 대응과 관련해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당시 7%대 삼성물산 주식을 가진 헤지펀드 엘리엇이 합병을 반대하고, 다른 주주들까지 엘리엇의 우호군으로 결집시키려 하자 이 부회장이 직접 미전실 등과 대응 전략을 찾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씨는 "엘리엇이 유명한 헤지펀드여서 상당히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주주라고 생각했다"며 "이와 관련해 여러 분과 논의했고, 그 중에 미전실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작성을 누가 요청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삼성증권이 언론 보도, 애널리스트 보고서 발간을 유도했다며 이를 지시한 주체도 질의했다.

한 씨는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며 "저희 입장에서 충분히 생각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미래전략실 주도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기 위해 거짓 정보를 유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재가가 있었다고 판단해 지난해 9월 기소했다.

또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미국 합작사의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권리)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다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후 부채로 잡으면서 자산을 과다 계상한 혐의도 적용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당시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주식 약 3주를 교환하는 조건으로 합병했다. 이에 검찰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이 합병 후 지주사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확보하면서 그룹 지배력이 강화됐다고 봤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유리한 합병 시점을 마음대로 선택하고 삼성물산과 주주들에 손해를 가하면서 오히려 회계보고서를 조작 했다"며 "사실상 총수인 이 부회장에 의해 합병 비율이 왜곡되고 손해를 입힌 게 이 사건 실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합병은 경영상 필요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졌고, 회사들도 긍정적 효과를 봤다고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은 오로지 승계 및 지배력 강화라는 목적이었다고 보고 있는데 합병은 사업상 필요와 경영상 필요했다"며 "삼성물산은 국내 외로 건설 상황 악화나 해외 프로젝트 손실이 우려되는 어려운 상황이었고 제일모직은 해외 인프라를 필요로 했다"고 반박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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