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CJ ENM이 IPTV 사업자와 실시간 콘텐츠 사용료 대가 인상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자 '블랙아웃(송출 중단)'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지난해 케이블TV 사업자를 대상으로 블랙아웃 통보를 내렸던 CJ ENM은 올해 IPTV 사업자에게도 동일한 최후통첩을 내린 것. 첫 통보는 LG유플러스로 향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화근이 됐다.
또한 LG유플러스뿐만 아니라 협상을 진행 중인 KT에게도 제시한 기한 내 협상이 원만하게 끝나지 않을 경우 동일한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OTT U+모바일tv 공시사항에 "제공 중인 CJ ENM 채널들의 실시간 방송이 종료될 수 있다"면서 "방송 제공을 위해 CJ ENM과 지속 협의를 진행하겠지만, 노력에도 제휴사가 공급을 중단할 수 있어 안내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공지를 내렸다.
대상 채널은 tvN, tvN 스토리, O tvN, XtvN, 올리브, 채널다이아, 중화TV, 엠넷, 투니버스, OGN등 10개다. 다만 다시보기(VOD) 서비스는 기존과 동일하게 이용 가능하다.
이번 블랙아웃 조치는 앞서 CJ ENM이 U+모바일tv 사용료 인상 협상에 진전이 없자 행동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그간 IPTV와 연계해 사용료를 협상해왔으나 올해부터 별도의 사용료 인상을 요구했다. 인상률은 전년보다 175% 많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OTT가 별개의 서비스인 데다 위상이 달라진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 지불이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모바일tv는 수익 서비스 개념이라기보다, 자사 모바일 가입자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부가서비스 개념"이라며 "모바일tv를 통한 매출 기여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CJ ENM은 과도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J ENM 측은 LG유플러스가 OTT 사용료 인상 협상에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아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했다. 정확한 가입자 숫자 등을 협상을 위한 세부 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했지만 제대로 된 회신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를 향한 칼날은 KT로도 향할 예정이다. CJ ENM은 KT의 OTT '시즌' 콘텐츠 사용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년 대비 최대 10배 많은 수준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시즌에는 블랙아웃 통보를 하지 않았지만 CJ ENM은 오는 11일까지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동일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CJ ENM 관계자는 "IPTV사에서 콘텐츠 사용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치러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생기지 않도록 전향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며 "플랫폼사에서 콘텐츠 대가를 합리적으로 산정해줘야만 방송사에서는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재투자가 가능하며, 결국 소비자들도 수준 높은 콘텐츠를 시청하게 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통신사의 OTT의 모체가 되는 IPTV의 경우 계약 사항 등이 달라 당장 블랙아웃은 면할 전망이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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