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올해 하반기 코스피시장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간 롯데렌탈이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에 나선다. 금융권 대출 상환을 위한 것으로, 회사채보다 발행 조건에서 유리한 CP를 통해 대규모 자본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전날 금융감독원에 1천500억원 규모의 CP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만기 4년물로, 할인율(이자율)은 연 1.749%이다. 롯데렌탈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오는 18일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권 채무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CP는 주로 1년 이하의 단기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방안으로 활용된다. 때문에 기업들은 3년 이상의 중장기 차입을 위해서는 회사채 시장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롯데렌탈은 앞서 지난 2월 공모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흥행을 거둔 바 있어 회사채 대신 이례적으로 장기 CP를 선택해 눈길을 끈다. 당시 롯데렌탈은 1천500억원을 모집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며 발행한도를 2천500억원으로 늘린 바 있다.
물론 사상 처음으로 그린본드(5년물·7년물)를 발행해 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ESG) 채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았던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일반 회사채(3년물)도 400억원 모집에 4천400억원의 수요가 몰리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발행금리도 당시 롯데렌탈 회사채 3년물의 민평금리(1.761%)보다 0.3%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인 연 1.435%에 결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렌탈은 이번 장기 CP의 경우 회사채보다 발행 조건이 유리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렌탈은 CP(4년물)를 이자율 연 1.749%에 발행하기로 했다. 롯데렌탈의 4년물 회사채(AA-)의 경우, 민간채권평가회사의 평가금리는 지난 7일 기준 연 1.966%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롯데렌탈 입장에선 장기 CP 발행으로 회사채보다 0.217%포인트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공모 회사채는 발행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거치는 등 시장의 평판을 받아야 하는데, CP는 이런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렌탈의 신용등급은 현재 'AA-'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AA' 등급 이상은 우량 회사채로 분류되지만, 롯데렌탈의 경우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모두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상태다. '부정적' 전망은 향후 1~2년 내 신용등급의 하향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롯데렌탈은 신용등급이 한 단계만 내려도 'A+'로 떨어지는 이른바 '크레디트 클리프(신용 절벽)' 상태이기 때문에 공모채 발행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추후 채권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이 청약을 기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회사채 수요예측 과정에서 미매각이 발생하거나 새로 발행하는 회사채의 금리가 높을 경우 기존 회사채의 신용평가나 금리에도 부정적일 수 있다.
롯데렌탈은 최근 렌터카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며 성장은 정체된 반면, 시장 내 경쟁은 심화되는 가운데 외형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영업과 투자 확대로 수익성이 낮아진 상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롯데렌탈의 부채비율도 621.09%로, 동종 업계 대비 매우 높은 상황이다.
롯데렌탈은 연내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 부채비율 하락 등 재무구조 개선과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렌탈은 "시장 경쟁 심화와 투자 확대에 따른 차입 부채 증가 속도가 이익 시현을 통한 자본 증가 속도보다 빨라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했다"며 "자산효율화와 IPO를 통한 자금 조달에 성공하면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렌탈은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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