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유럽에서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생산 자주권을 되찾길 원한다."
벨기에 반도체 연구소 IMEC의 김민수 박사는 코트라가 16일 연 글로벌 반도체 동향 설명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중심의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유럽도 반도체 자주권 사수에 나선 셈이다.
김민수 박사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럽에서도 자체 반도체 생산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EU는 지난 3월 10년 안에 세계 반도체 제품의 최소 20%를 EU 내 공장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2030 디지털 컴퍼스' 계획을 발표했다.
EU는 10㎚ 이하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의 20%를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투자 비용의 20~40%를 보조금으로 지급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김 박사는 "코로나19로 반도체 공급난을 겪으면서 유럽연합(EU)에서도 12인치 웨이퍼 기반의 반도체 생산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반도체 생산 자주권을 다시 가져오길 원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는 그동안 유럽, 미국 등 기업들이 만든 지식재산권(IP)을 토대로 미국의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들이 반도체를 설계하고, 대만·한국 등에서 이를 생산하는 글로벌 공급망 체계를 갖췄지만,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삼성전자 등 기업들을 불러 모아 반도체 회의를 열 정도로 반도체 생산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칩스 포 아메리카(CHIPS for America Act)'는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을 장려하기 위해 100억 달러의 연방 보조금과 최대 40%의 세액공제를 약속하는 지원책이 담겨 있다
지미 굿리치 미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이 법안이 외국인 투자에도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굿리치 부회장은 "칩스 포 아메리카 법안은 외국인 투자에도 열려있다"며 "삼성전자가 170억 달러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혔는데 한국 기업도 (보조금 지원 등)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치열한 경쟁속에 한국도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고 한국 반도체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K-반도체 전략에는 반도체 R&D를 하는 기업에 최대 50%를, 시설투자를 하는 기업에 최대 16% 공제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미국, 유럽, 중국 세계 각국이 자국 내에서 생산기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최근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는 등 반도체 산업 성장을 위한 그림을 그리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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