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초 세운 수주 목표를 채우지 못했던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들어서는 5개월여 만에 수주 목표치 60% 이상을 채웠다.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 수주의 75.2%가 4분기에 집중되는 등 연말에 막판 수주 랠리를 보여왔던 게 조선업계의 불문율이었기 때문에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목표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긍정적 관측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20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해양 플랜트 2기를 포함해 130척, 112억 달러어치를 수주하면서 올해 수주 목표인 149억 달러의 75.2%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목표치인 91억 달러의 59억 달러어치를 수주하며 목표의 64.8%를, 타사 대비 다소 부진했던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14일 1조1천억원 규모의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수주 낭보를 전하면서 목표인 77억 달러의 약 48.3%를 달성했다.
이처럼 국내 조선 3사의 올 상반기 수주 목표 달성률을 합산한 평균이 약 62%에 달하는 등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하반기가 아닌 상반기부터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 수주 호조는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방산업 호조 및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 등이 선박 발주량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조선 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1~2022년 연평균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발주 물량 대비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을 3.5%에서 0.5% 미만으로 규제하는 IMO의 환경규제도 이러한 핑크빛 전망에 한몫하고 있다. 이 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LNG선 ▲LPG선 ▲이중연료 추진선 등에 대한 높아진 관심도가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력을 지닌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발주된 LNG선 67척 중 31척(46%), LPG선 48척 중 36척(75%)을 수주하는 등 친환경연료추진 선박에서 경쟁 우위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은 4월 LNG선 신조 프로젝트 입찰을 개시했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6월 이 회사와 100척 이상의 LNG선 건조 슬롯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프로젝트에 따른 대규모 수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선박 수주는 1년 6개월 이상 지나야 매출이 발생해 당장 실적으로 연결되진 않겠지만, 선박 수주 릴레이가 계속될 경우 향후 실적 개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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