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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정용진·유경 남매의 M&A 전략…신세계 성장동력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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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M&A로 미래 먹거리 확보…승계 구도 정리로 책임 경영 강화

[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 남매의 광폭 행보가 눈길을 끈다. 나란히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조 단위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이커머스에 방점을 찍었다. 4조원 대 배팅으로 이베이코리아를 품고자 한다. 정 사장은 바이오 산업 진입에 나섰다. 국내 보톡스 1위 업체 휴젤을 2조원 대에 인수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사진=신세계그룹]

◆ 정 부회장, M&A로 이기는 한 해 만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이기는 한 해'를 천명했다. 이는 곧 공격적인 M&A로 이어졌다. 올 초부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지난 1월 SK그룹의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를 1천352억원에 인수했다.

프로야구단을 품은 데에는 정 부회장의 결단이 컸다. 프로야구단이 소비재 산업인 유통과 결을 같이 한다고 봤다. 야구장을 테마파크화 해 이마트, 노브랜드, 스타벅스 등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SSG랜더스의 홈구장인 인천SSG랜더스필드에는 이들 계열사가 연이어 입점하며 야구단과 함께 활발한 마케팅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4월 이뤄진 패션 플랫폼 W컨셉 인수에도 정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당시 W컨셉 인수전에는 CJ와 무신사가 참여했다. W컨셉을 보유하고 있던 IMM 프라이빗에쿼티(PE)와 이들과의 협의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그러다 신세계그룹이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밝혔다. 다른 후보들보다 월등히 나은 가격과 조건을 내놨다. 정 부회장이 결정을 내리자 인수는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실제 신세계그룹이 W컨셉을 품는 데 까지는 석 달도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를 품고자 한다. 당초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네이버는 지난 22일 공식적으로 인수 철회 의사를 밝힌 상황. 이마트는 이번 인수전을 위해 인수금융 등을 통해 5조원 가량을 조달한 만큼 단독으로 인수전을 완주한다는 방침이다. 4조원 대로 알려진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는 신세계그룹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정 부회장은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온라인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규모의 경제를 이뤄 이커머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완주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이베이코리아 ]
정 부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단독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완주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이베이코리아 ]

◆ 뷰티 사업 공들이는 정 사장, 휴젤 품을까

오빠에 질 새라 정유경 백화점부문 총괄사장도 국내 보톡스 1위 기업인 휴젤 인수를 추진 중이다. 휴젤 최대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과 경영권 인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수 대상은 베인캐피탈 지분 44.4%다. 인수 금액은 2조2천억원 대이다.

휴젤은 국내 보톡스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다. 지난 2001년 성형외과 원장과 생물학 박사 등 의사 3인이 공동 설립했다. 2015년까지 국내 보톡스 시장 선두였던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분쟁을 벌이는 사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정 사장이 휴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10여년 전부터 공들이고 있는 뷰티 사업과 시너지가 클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정 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필두로 뷰티 사업을 적극 확장 중이다. 2012년 색조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를 6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 화장품 브랜드 '오노마',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뽀아레',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 '연작'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특히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주요 공략시장인 중국에서 휴젤이 올해부터 대표 제품인 보톡스 '레티보' 판매를 본격화한다는 것도 인수에 나선 요인으로 꼽힌다. 휴젤은 지난해 10월 중국 보건당국으로부터 레티보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휴젤 측은 연내 3천개의 병·의원 출시를 목표로 4월 말 기준 900여개의 영업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출 목표는 연간 250억원으로, 올 1분기 80억원을 달성했다.

정 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필두로 뷰티 사업을 적극 확장 중이다. 사진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 '연작'.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정 사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필두로 뷰티 사업을 적극 확장 중이다. 사진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브랜드 '연작'.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 남매 간 경쟁 통해 경영 능력 입증

남매 간의 이와 같은 공격적 행보를 두고 업계는 본인의 색깔로 존재감을 보여주고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이전보다 더욱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남매의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 지난해 9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정 부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8.2%, 정 사장에게 신세계 지분 8.2%를 증여했다. 해당 지분을 증여하며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은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정 부회장이 이마트, 정 사장이 신세계로 승계 구도가 정리된 만큼, 이에 따른 남매 간 책임 경영 또한 강화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만 이 회장이 아직까지 전권을 쥔 실질적 오너인데다, 차기 후계구도가 명확히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이 이 회장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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