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엔씨소프트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최대 4천8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에 나선다.
사상 처음으로 장기물 발행에 도전하는 가운데, 조달 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신사옥 토지매입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차입금 만기에는 아직 여유가 있어 금리 상승 전에 선제적으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전날 총 2천4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7월 발행이 목표로, 엔씨소프트가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지난 2019년 1월(2천500억원)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회사채 3년물 700억원, 5년물 1천300억원, 7년물 400억원 어치 발행을 계획하는 것으로, 특히 장기물인 7년물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28일 진행하는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회사채 발행 규모를 최대 4천8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증액 발행에 성공하면 회사채 발행 규모도 역대 최대 발행액을 경신하게 된다. 엔씨소프트는 2016년 1월 1천500억원, 2019년 1월 2500억원 등 총 2차례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내년 1월 만기가 도래하는 2회차 3년물(1천400억원) 차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외에 1천억원은 신사옥인 '글로벌RDI센터'(가칭) 건립을 위한 토지 매입 자금에 쓰기로 했다. 증액 발행할 경우 추가로 유입되는 자금은 전액 토지 매입 자금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신사옥 건립을 위해 지난 4월 15일 삼성물산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재 사옥 인근 2만5천719㎡ 규모의 토지 매입 계약을 성남시와 체결했다. 엔씨소프트는 이 중 50%를 사용하며, 이를 위해 납입해야 할 금액은 4천222억3천200만원에 달한다. 중도금과 잔금은 25일부터 시작해 2023년 3월 24일까지 총 8차례에 걸쳐 납입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가 이번 자금 조달로 상환하겠다고 밝힌 3년물 회사채(2회차)의 만기는 내년 1월로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사상 첫 장기물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앞서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0.5%에서 0.7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초에는 추가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자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금리가 오르기 전에 미리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유리하다.
엔씨소프트는 신용등급이 지난해 6월 기존 'AA-'에서 'AA'로 상향됐다.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우량 등급 회사채들이 높은 경쟁률 속에 잇따라 오버부킹(초과수요) 기록하는 등 발행 환경도 우호적이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이달 초 엔씨소프트의 회사채 신규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과 전망을 'AA0(안정적)'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점유율, 리니지2M 흥행과 경쟁력 있는 게임 지적재산권(IP)에 기반한 외형 확장성, 우수한 수익 창출 능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 등을 높이 평가했다.
최경희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RDI센터 건립을 진행 중에 있어 단기적으로 자본적 지출 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회사의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을 고려할 때 중기적으로 안정적인 잉여현금 창출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며, 매우 우수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액이 사상 최대 규모인 2조5천1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9천836억원) 이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29.4%에 달한다. 영업이익률도 30~35%대로 높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한편, 지난 3월 말 기준 엔씨소프트의 부채비율은 40.7%이다. 특히 총차입금이 5천150억원이지만, 보유 현금성 자산이 2조2천억원 수준으로 차입 규모를 크게 웃돌아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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