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와 같은 명품 브랜드를 찾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MZ(밀레니얼+Z)세대 남성들이 백화점 큰손으로 부상 중이다. 남성 명품 매출 중 절반 가량이 이들의 지갑에서 나왔을 정도다. 자신을 꾸미는데 지출을 아끼지 않는 이들의 소비행태가 플렉스(Flex·과시)문화와 맞물린 영향이다. 백화점도 바빠졌다. 너도나도 남성 전용관을 선보이고 명품 브랜드를 잇따라 입점시키는 등 남성 고객 적극 공략에 나섰다.
◆ 2030세대, 명품에 지갑 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을 중심으로 남성 해외 패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소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남성 패션 시장은 지난 2010년 11조2천633억원에서 2020년 12조4천148억원으로 10% 성장에 그쳤다. 반면 남성 해외 패션 시장은 같은 기간 6천90억원에서 1조1천41억원으로 2배 가까이 커졌다.
백화점 명품 매출에서도 이 같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롯데백화점 남성 고객의 해외 패션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 남성 소비자가 급증하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가량(44%)에 달했다.
현대백화점 '멘즈 럭셔리관'의 지난해 7~12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4.4% 늘었다. 올해 1~5월 매출은 64.7% 증가했다. 특히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이 문을 연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40.3% 급증했다. 이 중 2030 남성 고객 매출이 4배 이상 신장했다. 2030 전체 명품 고객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2배 이상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에서도 남성 명품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5월 남성 명품 매출 증가율은 신세계와 갤러리아가 각각 55.3%, 49%에 달했다.
◆ 백화점에 '남성 명품관'이 생겼다
명품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남성 고객을 잡기 위한 백화점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기존에 없던 남성 전용관을 만드는 등 백화점 트렌드 마저 바꾸고 있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 5층 매장 전체를 남성 명품관으로 탈바꿈 시켰다. 지난 3월부터 진행 중인 매장 리뉴얼 작업을 통해 남성 브랜드 전문관을 선보이는 것이다. 관계자는 "과거 해외 패션 매장은 대부분 복합 매장으로 남성 상품이 20~30% 수준이었다"며 "매장 한켠에 자리했던 남성 상품들이 별도 매장으로 독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뉴얼로 남성 해외 패션 전문관 면적은 기존 2천315㎡(약 740평)에서 4천960㎡(약 1천500평)으로 두 배 이상 커졌다. 톰포드, 돌체앤가바나, 발렌티노 등 14개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고, 8월에는 루이비통 멘즈가 입점한다. 이들 브랜드를 포함해 30여개 명품 브랜드가 9월까지 순차적으로 들어선다.
안대준 롯데백화점 본점장은 "본점은 남성 고객들의 해외 패션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점포로, 이삼십대 남성 고객들이 좋아하는 해외 패션 브랜드 강화에 중점을 두고 리뉴얼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6월부터 압구정본점 4층을 남성 고객을 위한 럭셔리 부티크 공간으로 꾸몄다. 멘즈 럭셔리관으로 불리는 이 곳에는 최근 문을 연 루이비통 남성 전문 매장을 비롯해 구찌, 발렌시아가, 랄프로렌 퍼플라벨, 로로피아나, 프라다 워모, 돌체앤가바나 우오모 스토어 등이 들어섰다.
올 2월 문을 연 더현대 서울은 저층부인 2층에 남성 제품을 대거 배치했다. 통상 백화점 저층부에 해외패션과 여성패션 브랜드가 들어서는 것과는 정반대의 시도다.
갤러리아도 남성 고객을 위해 매장 개편에 나섰다. 압구정동 갤러리아웨스트는 지난 4월 4층 남성 패션매장에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와 브라이틀링 매장을 선보였다. MZ세대의 명품 시계 구매가 늘어난데 따라 접근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불가리 남성 라인도 입점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남성 고객들의 구매력이 증가하는데 따라 백화점 매장도 점차 세분화돼 남성관, 슈즈관, 시계관 등 별도의 매장을 오픈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지훈 기자(gamj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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