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신지훈 기자] "최저임금 지급을 거부한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천160원으로 결정나자 편의점주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최저임금까지 오르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13일 편의점주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점주협의회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점포 간 경쟁 등으로 편의점 수익이 급격히 감소해 점주들이 12시간 이상 근무하며 근근이 버티는 상황"이라며 "편의점의 20%는 적자 점포라 지금도 여력이 없어 최저임금을 지급할 수 없는 편의점이 상당수"라고 주장했다.
점주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점주가 가져가는 평균 순수익은 200만원 남짓이다. 점포당 월 평균매출은 4천800만원인데, 이 중 평균 매출이익이 약 23%(1천104만원)이다. 이익에서 알바비(약 650만원), 월세(약 200만원), 각종 세금 등을 제외하면 점주가 가져가는 순수익은 200만원이라는 게 협의회 측의 설명이다. 이는 주 45시간 가량 근로하는 자신의 근로소득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점주협의회는 "점주들도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을 적용한 수익을 보장받고 싶다"며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2016년부터 편의점 점포 수는 11.6%씩 꾸준히 증가했고, 이에 반해 점포당 매출액은 0.9%씩 감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도 몇몇 편의점주들은 인건비를 줄 수 없는 '지급불능 상태'라며 "내년부터는 편의점 점주가 근무시간을 늘여서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점주협의회는 "지급 불능에서 자발적 불복종으로 전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이들은 코로나19를 극복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배달 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변화로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노동절약형 기술을 도입하거나 생산효율성 개선, 조직개편 등의 내부 혁신을 통해 인건비 인상에 대처할 수 있으나 5인 미만 영세 자영업에서는 생산성을 올린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홍성길 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임금이 인상되는 만큼 고용을 감소하거나 사업을 관둬어야 하는 선택지 밖에 없다"며 "▲주휴수당 폐지 ▲업종별 규모별 차등화 ▲일자리안정자금 확대 ▲6개월 미만 단기근무자의 건강·연금보험 가입 제외 ▲머지·페이코 등 간편결제 수단의 수수료 인하 ▲야간 미운영 요건 완화 ▲브레이크타임 적용 요구 등을 정부와 가맹본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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