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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의 아이씨테크] ⑧ 5G 중대역 주파수로 쏜다…초고주파는 거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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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중대역 주요 주파수로 부상…28GHz 끈 놓지 말아야

5G 진위 논란이 뜨겁다. 여기저기 ‘진짜 5G’가 쏟아진다. 하지만 진짜 가짜는 논하기 전에 이를 판단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들이 명확치가 않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달성하기는 했으나 최고 5G에 이르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간의 노력이 가짜는 아니다. 왜 이런 5G 진위 논란이 발생하게 됐는지, 지난 4G 상황과 다른지, 향후 5G 진화 발전방향을 시작점부터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슬램덩크 캐릭터 강백호 [사진=디엔에이]
슬램덩크 캐릭터 강백호 [사진=디엔에이]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왼손은 거들뿐.”

만화 ‘슬램덩크’ 명대사다.

5G가 성숙하기 전 초고주파(mmWave)가 중대역 주파수(Sub-6)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당장 28GHz 주파수를 상용화하더라도 보다 정확한 슛을 쏘기 위한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맥킨지 소속 맥킨지글로벌연구소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5G 시장이 수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나 5G 시장 대부분은 초고주파가 아닌 중저대역 주파수를 기반으로 전개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 보고서가 유독 눈길을 끄는 이유는 지난해 2월 발간됐음에도 현재 상황을 잘 예측했기 때문이다.

맥킨지는 오는 2030년까지 초고주파 5G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7천~9천달러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이며, 전세계 인구의 25%를 커버하는 수준일 것이라 예견했다. 지역별로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5G 상용화에 앞서 있는 국가들에서 초고주파 기반 5G 서비스가 전체 인구의 55%를 커버하는 수수준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특정 국가와 지역 중심으로 구축되며, 실제 중저대역 주파수 기반 5G 서비스는 전세계 도시 인구의 80%를 커버할 것이라 추정해 격차가 발생한다.

글로벌 5G 주파수 현황 [사진=GSA]
글로벌 5G 주파수 현황 [사진=GSA]

◆ 초고주파에서 중대역으로의 전환

지난해 6월 무선 네트워크 조사기업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미국 버라이즌 28GHz 대역의 5G 가용성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중저대역을 활용하는 T-모바일의 경우 22.5%지만 버라이즌은 0.4%를 기록했다. 무려 56배 가량 격차가 벌어진 것.

앞서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주파수 전략을 수정해 위상사업자용으로 사용하던 중대역 핵심 주파수인 C배늗(3.7~4.2GHz 주파수)에 대한 이동통신용 전환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국방혁신위원회도 5G 생태계 보고서를 통해 5G 투자 전략을 28GHz 대역에서 중대역(Sub-6)로 전환할 것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루트매트릭스의 지난해 초 보고서에 따르면 시카고와 댈러스, 인디애나폴리스, 로스엔젤레스, 워싱턴DC에서 각각 이동통신사 5G 품질을 조사한 결과 5G 접속률 면에서 T-모바일의 접속 성공률이 22.7~57.1%로 높은데 비해 버라이즌은 0.04~3.1%에 불과했다.

당시 버라이즌은 타 이통사와 달리 28GHz 주파수 대역에서 5G를 운용하고 있는 상태. AT&T는 850MHz와 39GHz 대역을, 스프린트는 2.5GHz 대역을, T-모바일은 600MHz을 28GHz폭과 함께 운용 중이었다.

28GHz는 초고주파 특성상 전파 도달범위가 짧아 기지국을 촘촘하게 설치해야 하는데 미국은 우선 일부 도시 중심으로만 시작했고 그 마저도 가용율이 현저히 낮아 소비자들이 체감 정도는 거의 ‘0’에 가까운 결과로 나타난 것.

물론 속도는 버라이즌이 845.7Mbps로 가장 높기는 했으나 가용률 면에서 너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황은 올해 2월 진행된 미국 FCC의 주파수 경매를 통해서 확실시됐다. 5G 중저대역이 매물로 나온 이번 경매에서 미국 이통사가 투입한 금액은 무려 809억달러(약 91조원)에 달한다. 특히 28GHz 대역에서 쓴맛을 본 버라이즌은 455억달러(약 51조원)를 들여 중저대역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AT&T 역시 그에 못지 않게 234억달러(약 26조원)을 썼다.

초고주파에 선제적으로 나섰던 미국 이통사의 전략 변화는 곧 전세계 5G의 초기 로드맵이 중대역으로 흐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 2021 2분기 보고서’ 중 ‘다중 대역 5G 스펙트럼 전략을 추구하는 T-모바일’의 사례 [사진=에릭슨]
에릭슨 모빌리티 리포트 2021 2분기 보고서’ 중 ‘다중 대역 5G 스펙트럼 전략을 추구하는 T-모바일’의 사례 [사진=에릭슨]

중대역 ‘커버리지·속도’ 챙겼다…28GHz 거들어야

“한국의 5G 성과는 전 세계적으로 특별하다. 한국을 제외하고는 높은 속도를 낼 수 있는 3.5GHz 중대역에서 전국적인 규모의 커버리지를 갖춘 경우는 전세계적으로 거의 없다.”

알렉스 최 도이치텔레콤 부사장이 지난해 9월 ‘현재와 미래를 위한 5G 기술’을 주제로 열린 ‘5G 기술 세미나’장에서 언급한 말이다.

이같은 발언은 해외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28GHz과 같은 고대역 주파수나 3.5GHz와 같은 중대역 주파수를 선택해 부분적 투자를 하는 경우 5G 커버리지 확보가 어렵고, 저대역 기반으로 커버리지를 넓힌 경우에는 LTE 와 5G의 속도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한국 5G는 3.5GHz 주파수를 기반으로 집중적인 투자를 시행해 속도 및 커버리지에서 해외 대비 상대적으로 월등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해외 통신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28GHz 주파수 대역에서의 5G가 필요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커버리지와 가용성 면에서는 다소 낮을 수 있으나 속도만큼은 이미 빠르다는 사실은 버라이즌을 통해 알 수 있었기 때문.

지난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장에서 최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 장관은 "핫스팟은 여전히 중요하고 촘촘히 깔면 음영문제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시도할 가치가 있다”라며, 일본이나 미국도 시도를 많이 하고 있기에 뒤쳐지지 않게 해야 하기에 이통사와 같이 합의해서 보고 가야 할 것”이라고 재차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의 단기적 관점에서의 28GHz 활성화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초고주파 주파수 플랜을 신속하게 재정비해야 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발족한 ‘28GHz 5G 활성화 전담반’을 통해 실증사업을 전개 중이다. 이통3사 모드 시범 프로젝트와 지하철 와이파이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당장의 서비스 도입보다는 향후 통신표준과 진화방향, 생태계 활성화 점검 등을 통해 보다 면밀한 거시적 관점의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

‘왼손은 거들뿐’이라지만 그 상황을 만들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끈기가 필요했다는 배경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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