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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담화 후폭풍] ② 가계대출 더욱 옥죈다…"집값이 더 문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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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실수요자 외에 부동산 대출 최대한 억제"…은성수, 2금융권도 DSR 40% 시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 부총리,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사진=뉴시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 부총리,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기획재정부의 주도로 열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금융측면에서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실수요자를 제외한 부동산 대출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가는 자금을 막겠다며 가계부채 증가폭을 올 하반기에만 3~4%로 관리하고 최근 늘어나는 카드·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대출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결국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60%를 적용하고 있는 2금융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1금융권처럼 40%로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재는 높아진 집값이 문제인데, 금융정책으로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 은성수 "하반기 가계부채 증가율 3~4%로 관리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27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한 후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부동산시장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삼고 하반기에 그 무엇보다 주택공급 확대에, 그리고 대출 등 수요관리 및 투기근절에 모든 정책역량을 쏟아 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것을 관리하기 위해 실수요자 이외 부동산대출은 최대한 억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을 5~6%로 맞추기 위해 하반기에는 돈줄을 더욱 옥죌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올해 상반기 증가율이 연 환산을 하면 8~9%에 달하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하반기에는 결국은 한 3~4%대로 관리가 돼야 5~6%가 된다"며 "하반기는 더 엄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늘어나는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관리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은 위원장은 "금융업권간 규제가 다른 점을 이용한 제2금융권의 대출 확대가 우려되고 있다"며 "규제차익으로 인한 시장왜곡이 없도록 시장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 2금융권 DSR 40% 적용 시사…업계, 불안감 엄습

현재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DSR 60%가 적용되고 있어 향후 규체가 다른 2금융권의 대출을 철저히 관리하겠다는 발언은 곧 1금융권처럼 DSR 40%를 적용하겠다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시장 상황을 보면서 적용 가능성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 위원장은 지난 28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 이후 코로나19 방역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찾은 롯데카드 콜센터 현장에서 제2금융권의 DSR 40% 일괄 적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DSR을 적용하는 건 본인(2금융권)들이 판단하는 거지, 우리가 일률적 제도 바꿀 생각 현재로선 없다"면서도 "7, 8월 숫자를 보면서 경우에 따라 너무 대출이 늘어난다고 하면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가뜩이나 가계부채총량관리로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DSR까지 적용된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가계부채총량 규제로 지금도 대출 영업이 쉽지 않은데, DSR까지 적용하면 2금융권 차주의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라면서도 "부동산담보대출로 인해 전체 가계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저축은행 부동산담도대출 한도를 막는 것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 "집값이 문젠데 금융으로 부동산 잡아선 안돼"

이미 집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진 상황에서 대출을 막아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비난이 나온다.

집값이 높아진 데 비해 가계대출 제약은 커지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투자)'하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반대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대출을 옥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얘기다.

대출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만 잡는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기도 하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집값이 높아져 대출 등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근로소득, 노동의 가치가 확 떨어진 상태"라며 "하반기 가계부채 증가율을 3~4%로 관리하겠다는 것은 집값이 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며 아무리 정부에서 경고를 해봐야 소용이 없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정부가 각종 대출 규제 등 금융을 활용해 부동산 시장을 잡으려는 것도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부동산담보대출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면서도 실수요자들에게 대출을 해주겠다는 정부 방침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실수요자를 잘 판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런 방침을 세운 것인데 실수요자라도 대출금 지불 능력이 없을수도 있다"며 "지금은 금융보다는 조세정책을 통해 집을 많이 가진 사람들에 대한 비용을 부담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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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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