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화웨이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P50 시리즈를 5G 모델이 아닌 4G 모델로만 내놓는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29일 온라인 행사를 열고 P50과 P50 프로를 공개했다.
보통 화웨이는 P 시리즈를 3월에 공개했는데,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이번에는 4개월가량 늦어졌다. 미국 제재에 따른 생산 차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선 P50 시리즈가 퀄컴 스냅드래곤888 칩셋을 탑재한 LTE 버전과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기린9000 칩셋을 장착한 5G 버전으로 출시될 것으로 봤다. 퀄컴으로부터 5G 칩셋을 공급받기 어려워지자 자사 칩셋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하지만 5G 모델 출시는 결국 무산됐다. 미국의 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 5G 전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미국 제재로 인해 반도체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미국 정부는 퀄컴 등이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4G 전용 시스템온칩(SoC)을 화웨이에 공급하는 것은 일부 허용하고 있다.
5G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인 데다 플래그십 모델임에도 5G 모델을 출시하지 못한다는 점은 화웨이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5G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은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5G 스마트폰 매출액은 전체 시장의 69%를 차지했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5G 스마트폰의 비중이 39%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에만 해도 5G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 기준 17%, 출하량 기준 7%에 불과했다.
미국 제재 이후 화웨이의 점유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2분기만 해도 20%에 달하는 점유율로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분기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기준 점유율은 4%까지 하락했다.
이번에 공개한 P50 시리즈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아닌 화웨이가 독자 개발한 훙멍이 기본 탑재됐다. 이 또한 미국 제재로 인한 선택이다.
고급형인 P50프로에 후면에는 4천만 화소 광각 카메라, 5천만 화소 광각 카메라, 1천3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6천4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4개의 카메라가 장착됐다. P50은 5천만 화소 광각, 1천300만 화소 초광각, 1천200만 화소 망원 카메라 등 3개의 카메라를 탑재했다.
가격은 P50이 4천488위안(약 79만6천원)부터, P50 프로는 5천988위안(약 106만2천원)부터다.
업계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 화웨이의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는 모습"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점유율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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