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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코로나 후 자사주 매입 가장 적극…평가익 126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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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이후 대기업 대표 5명 중 1명 자사주 매입…주식 매입액, 오너일가 '압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요동치면서 대기업 수장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 나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해 1천260억원 가량의 평가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올해 7월 1일 기준 시총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 30일까지 대표 자사주 매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852명의 전·현직 대표 중 자사주를 사들인 인원은 144명이었다. 이들은 총 473만7천160주를 1천514억원에 사들였고 1천719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조사 기간 동안 자사주를 매입한 대표 중 오너일가는 44명으로 전체의 30.6%를 차지했다. 오너일가의 매입 주식 수는 전체의 69.1%에 해당하는 327만1천41주로 집계됐으며 매입액은 1천342억원으로 전체의 88.6%에 달했다. 전문경영인의 매입 주식수가 146만6천119주, 매입액이 172억원인 점에 비춰 오너일가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월등히 컸다.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개인별로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가장 활발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 주식 58만1천333주(406억원)와 현대모비스 주식 30만3천759주(411억원) 등 총 88만5천92주를 817억원에 매수했다. 이는 조사대상 전체 대표들의 자사주 매입 현황 가운데 주식 수로는 18.7%, 매입액으로는 53.9%에 달하는 규모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26만3천 주를 86억원에 사들여 정 회장 다음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가 컸다. 이어 ▲김종구 파트론 회장이 21만6천585주(21억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21만3천 주(10억원)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이 16만9천118주(6억원)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가 13만2천954주(18억원)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사장이 13만1천500주(11억원)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11만5천 주(6억원)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이 11만3천355주(13억원) 등으로, 자사주 매입 '톱10'을 형성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을 비롯해 윤성준 인트론바이오 사장,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각각 10만 주의 자사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은 9만500주, 김규철 한국자산신탁 부회장과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는 각각 9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김철웅 에코마케팅 대표(8만8천802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8만7천 주)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사장(8만5천 주)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8만 주) 등이 상위 20위권에 포함됐다.

매수 주식수 기준 상위 20명 가운데 전문경영인은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김규탁 한국자산신탁 부회장 ▲김종득 우리종금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6명이었다. 이들의 주식 매입액은 총 50억원으로, 오너일가 매입액(1천102억원)의 4.6%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 CEO들이 자사수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CEO들은 이 기간 총 97만8천690주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체의 20%를 넘었다. 특히 ▲한국금융지주(26만3천 주) ▲BNK금융지주(11만5천 주) ▲한국자산신탁(9만 주) ▲우리종금(8만5천 주) ▲신영증권(8만281주) ▲한화손해보험(6만2천284주) ▲한화투자증권(6만800주) ▲한화생명(6만 주) 대표 등이 각각 5만 주 이상 자사주를 매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자사주를 적극적으로 매입한 자동차·부품업종은 91만7천609주로 업종별 규모에서는 두 번째로 높았다. 이어 ▲IT전기전자(77만4천763주) ▲제약·바이오(55만5천640주) ▲건설 및 건자재(33만3천13주) ▲일반지주(22만4천105주) ▲서비스(21만9천616주) 업종이 자사주 매입수 기준으로 뒤를 이었다. 식음료(2천57주)와 유통(7천140주)의 매입 자사주수는 1만 주 이하였다.

 [표=CEO스코어]
[표=CEO스코어]

또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추락했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일부 대표는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백억원의 평가이익을 기록했다. 정의선 회장의 주식 평가이익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해 1천260억원으로 가장 컸고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평가이익이 16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아울러 정몽진 KCC 회장(28억원)을 비롯해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20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19억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18억원)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대표(15억원) ▲윤성준 인트론바이오 사장(14억원)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14억원) ▲원종석 신영증권 부회장(13억원) ▲민동욱 엠씨넥스 대표(13억원) 등의 평가차익이 10억원 이상이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는 기업의 미래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과 함께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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