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사업자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악 저작권료 징수 규정'을 놓고 법정에서 격돌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OTT 사업자 측은 해당 징수 규정의 내용과 승인 과정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승인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나 문체부 측은 시장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징수 규정이며, 이후 사적 계약 영역 분쟁에 대한 책임은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13일 티빙, 웨이브, 왓챠 등 OTT 3개사가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 승인처분·취소'소송 첫 변론이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렸다.
변론에 앞서 OTT 사업자 측은 음악산업발전위원회(이하 음산발) 회의록, 의견서 등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음산발은 문체부 자문기구다. 문체부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음악 저작권료 징수 규정 개정안'을 제출하자, 이를 음산발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보내 심의토록 했다. 이후 문체부는 해당 두 기관의 의견을 바탕으로 OTT에 적용할 '영상물 전송 서비스' 조항을 신설하고 1.5%, 3.0% 요율을 적용했다.
이날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원고 OTT 3사와 피고 문체부 각각의 법률대리인으로부터 해당 소송 배경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을 듣고, 징수 규정의 강제성 여부, 1.5% 요율의 타당성, 이중징수 문제 등을 살폈다.
◆ 문체부 "시장상황 반영" vs OTT "관리감독 책임"
재판부는 'OTT 음악 저작권료 징수 규정' 최초 도입 사례에 주목하면서 해당 징수 규정의 의미, 강제성 등을 확인했다.
재판부는 "이 건은 이전에 규율이 없다가 생겨난 것"이라며 "이 징수 규정의 의미는 최고 한도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그런 규정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OTT 사업자와 문체부 측 모두 "이는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규정으로,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체부 측은 '해당 규정은 시장 상황을 반영해 마련한 것이며, 문체부는 이후 사적 계약 영역의 분쟁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고, OTT 사업자 측은 '문체부는 이용자들이 강제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징수 규정 승인 당사자'라고 날을 세웠다.
문체부 측은 "저작권 이용 징수는 사적 계약관계나. 해당 징수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민사소송이나 형사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정부 입장에서는 모든 권리관계가 1대1이 되면 부당하므로 한 집단을 그룹으로 나누고 이해관계,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징수 금액을 책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금액은 당사자간 합의된 부분으로 납부를 해야 하는 것이고, 그 이후에 민사적 형사적 책임은 문체부와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OTT 사업자 측은 "문체부는 저작권 징수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징수에 대한 규정이 정해져버리면 이용자 입장에서는 이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문체부가 저작권 이용 대가 산정에 있어서 역할을 적법하게 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문체부 "재전송과 OTT 다르다" vs OTT "어떤 차이인지 답변 못해"
재판부는 재전송 서비스와 OTT 차이에 대한 해석을 바탕으로 문체부가 수정 승인한 저작권요율 1.5%의 적정성과, 이의 도출 기준 등에 대해 살폈다. 앞서 음저협은 해당 징수 규정 개정안을 문체부에 제출할 때, 넷플릭스와의 계약 요율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OTT와 재전송은 개념 자체가 다르다"며 "재전송은 자체 콘텐츠를 재전송하는 것으로 이용 빈도가 많지 않았으나, OTT는 다양한 콘텐츠를 모아놓고 종합서비스를 하는 것이므로 OTT 서비스를 하는 다른 업체의 실제 납부 요율과 비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OTT 사업자 측은 "문체부 측은 재전송 서비스와 OTT의 성격이 다르다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전혀 차이가 없다"며 "문체부 자체도 어떤 차이가 있는지 답변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OTT는 해외 사업자와 경쟁하는 단계인데 해외사업자와 동일한 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이용요금 수준이 완전히 다른데, 음악 저작권료 책정 시에 해외시장을 비교해 판단하는 되는 것은 국내 사업자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OTT 사업자들이 지적한 '이중징수의 위험성' 문제도 확인했다. 앞서 OTT 사업자들은 해당 징수 규정이 콘텐츠 제작단계에서 이미 저작권료 지불한 콘텐츠에 대한 음악 저작권료를 또다시 징수하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문체부 측은 이는 제작단계의 저작권 납부와 유통단계 납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문체부 측은 "드라마 제작 시 작사 작곡한 음악의 저작권료는 제작사에 납부하는 것이고, 유통단계의 문제는 다른 것"이라며 "권리자는 매우 적은 풀을 가지고 있어 중복지급의 위험이 있을 수는 있지만, 가능성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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