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선수들이 안 다치고 잘 마무리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우선이죠."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2021 KOVO(한국배구연맹)컵 프로배구대회를 앞두고 선수 부상을 걱정했다.
고 감독을 비롯해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남녀부(남자부 초청팀 상무 포함) 사령탑은 모두 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삼성화재에겐 더 각별했다.
삼성화재 선수단은 컵대회를 앞두고 악재와 마주했다. 선수단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지난 3주 동안 연습을 전혀 못했다. 선수와 스태프 포함 모두 18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선수단, 구단 사무국 전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코로나19에서 회복한 선수들이 팀에 돌아왔지만 몸 상태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구단은 대회 참가 여부를 두고 고민했고 결국 정상 출전을 선택했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지난 14일 OK금융그룹과 A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렀고 16일 같은 장소에서 두 번째 상대로 한국전력을 만났다. 고 감독은 한국전력전을 앞두고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이)정말 다치지 말아야한다"며 "컨디션이나 몸 상태가 갑자기 좋아지거나 올라오지 않는다. 이런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선수들에게도 괜히 욕심내면 부상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물론 경기를 포기하는 건 아니다. 고 감독도 "팀이 현재 처한 상황에서는 결과를 떠나 당연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삼성화재는 1세트 중반까지 한국전력과 대등하게 경기를 치렀다.
점수를 내주면 바로 따라붙었다. 그런데 고 감독이 걱정하던 상황과 마주했다. 8-8 상황에서 리베로 신동광이 자리를이동하는 도중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그는 코트 밖으로 나가 트레이너로부터 치료를 받았다. 리베로가 빠지는 바람에 삼성화재는 퍼스트와 세컨드 리베로를 재지정하게 됐다. 백광현이 리베로로 투입됐다가 컨디션이 좋지 않자 다시 구자혁으로 바뀌었다.
선수 부상으로 흐름이 끊긴 틈을 타 한국전력은 연속 득점으로 치고 나갔다. 그런데 삼성화재에게 불운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러셀(미국)이 뛰지 못하는 이번 대회에서 주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임무를 맡고 있는 정수용도 부상으로 코트를 떠났다.
그도 1세트 10-13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공격 시도 후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그는 후위 공격에 성공했으나 착지 과정에서 네트 지주대와 부딪혔다. 정슈용은 결국 11-14 상황에서 이하늘과 교체됐다.
고 감독은 한국전력전에 앞서 "정수용은 공격과 파워가 어느 정도는 통할 거라고 본다"며 "이런 이유로 오프시즌 구단에 영입을 요청했다. 경기 전 미팅 때도 (정수용에게)'한 번 마음먹고 20점 정도를 목표로 뛰어보라'고 말했다"고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정수용은 1세트 2점을 올린 뒤 이날 더이상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다. 아킬레스건을 다친 신동광 역시 마찬가지였다.
삼성화재는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0-3(20-25 14-25 20-25)으로 졌다. 삼성화재는 2패, 한국전력은 1승 1패가 됐다.
삼성화재는 선수 부상으로 오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현대캐피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부담을 갖게 됐다. 여기에 오는 10월 막을 올리는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준비에도 차질이 생겼다.
/의정부=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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