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아요." 키움 히어로즈 조상우(투수)는 후반기 들어 보직을 바꿨다.
뒷문을 지키는 마무리에서 셋업맨으로 이동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조상우를 '필승조'로 두고 대신 중간계투로 나오고 있던 김태훈을 마무리로 돌렸다. 홍 감독의 선택은 잘 들어맞고 있다.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서 키움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3으로 끌려가고 있던 8회말 선두타자 박병호가 균형을 맞추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고 이후 연속타가 터지며 두 점을 더해 5-3으로 역전했다.
9회초 김태훈이 마무리로 나왔다. 그는 2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실점하지 않고 뒷문을 잘 잠궜다. 끌려가던 상황인 8회초 등판한 조상우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리고 타선이 힘을 내 경기를 뒤집었고 조상우는 구원승을 올렸다. 시즌 6승째를 기록했고 이날을 포함해 최근 셋업맨으로 나와 5연승으로 내달렸다.
조상우는 KIA전이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마무리로 나올 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는 없다"며 "그래도 운이 많이 따라주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앞으로 4승만 더하면 두 자리수 승수를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조상우는 "숫자나 기록엔 신경쓰지 않는다"며 "팀이 이겨서 좋다. 물론 지난 해(2020년)에는 세이브 숫자에 신경을 쓰긴 했다. 당시에는 구원왕 여부가 걸려있어 그랬다"고 웃었다.
조상우는 2020시즌 33세이브(5승 3패)로 KBO리그 구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오히려 팀 동료들이 '이러다가 다승왕을 하는게 아니냐'고 말을 한다"고 전했다. 두자리수 승수 달성에 가장 가까인 다가간 적은 있다.
프로 3년 차인 2015시즌 조상우는 70경기에 등판하며 8승 5패 5세이브 19홀드라는 성적을 냈다. 그는 "당시 전반기에 승수가 많이 쌓였는데 후반기에는 뚝 떨어졌다"며 "그래서 이번에도 승수 달성에 큰 욕심은 없다. 팀이 이기는데 힘을 보태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직 변경됐지만 조상우는 본격적인 마무리로 경험이 많다. 그러나 현재 마무리인 선배 김태훈에게 조언을 따로 한 적은 없다. 조상우는 "(김)태훈이 형도 선발과 중간계투로 많이 뛰었다. 그리고 지금 (마무리에서)잘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딱히 말을 먼저 할 일이 없다"며 "그래도 언제든 물어보면 잘 말해줄 생각"이라고 다시 한 번 웃었다.
치열한 중위권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키움에게 이날 승리는 의미가 있다. 홍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 모두 '조상우 등판=팀 승리' 공식이 시즌 마지막까지 계속되길 바라고 있다.
조상우는 "기록과 개인 성적을 떠나 마운드 위에서 더 열심히 공을 던지겠다"고 힘줘 말했다. 든든한 마무리에서 믿음직한 중간계투가된 조상우의 각오다.
/고척=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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