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폴더블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13'을 두고 공개 저격한 가운데, 자극을 받은 애플이 '폴더블폰'을 언제 출시할 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오는 2023년께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은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폴더블폰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며 갤럭시 폴드와 같은 세로로 접는 구조, 갤럭시 플립과 같은 가로로 접는 구조 등 두 가지 방식의 폴더블폰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 초엔 미국 특허청에 기기 내부의 주름을 최소화하는 기술과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강화하는 기술 등 폴더블폰 관련 특허도 잇달아 신청했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애플은 폴더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합작 개발에도 나섰다. 양사가 협업 중인 폴더블 패널은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으로, 접히는 부분을 식각 공정으로 얇게 만드는 기술을 적용한다. 사이즈는 7.5인치 내외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애플의 첫 폴더블폰은 세로로 접는 '클램셸(조개껍데기)'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네덜란드 IT전문매체 레츠고디지털이 테크니조 콘셉트와 함께 만든 애플의 폴더블폰 '아이폰 플립(가칭)'의 예상 3차원 렌더링 이미 역시 클램셸 형태다. 레츠고디지털은 화면이 '갤럭시Z플립' 보다는 크고, 모토로라 '레이저' 보다는 작을 것으로 관측했다.
일각에선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비해 늑장 대응에 나서자 "올해 폴더블폰을 안 내면 망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을 출시하고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잇따라 폴더블폰을 내놓고 있는 것에 비해 뒤처지고 있어서다.
또 애플이 현재 폴더블폰을 출시한다고 해도 주도권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많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가 87%의 점유율로 주도하고 있다. 또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분석한 결과 애플이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하는 오는 2023년에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미국 IT전문매체 포켓나우(POCKETNOW)의 편집장 안톤 D 나기(Anton D. Nagy)는 "삼성 '갤럭시Z플립3'는 단지 폴더블폰을 발표했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애플 '아이폰'을 지루하게 느끼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갤럭시Z플립3'를 통해 폴더블폰의 가격을 '아이폰12' 수준만큼 낮췄다는 점에서 폴더블폰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주장도 더 이상 변명이 되지 않는다"며 "플래그십을 가져와 접는 것이 이제 애플 '아이폰'이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삼성전자도 미국법인 공식 트위터 계정인 '삼성 모바일 US'에서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아이폰13'을 비꼬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13' 공개 행사 직후인 한국시간 15일 오전 3시에 "반으로 접혔으면 더 멋있었을텐데"라는 글을 게재한 데 이어 "우리는 이미 주사율 120Hz를 적용한 지 꽤 됐다"라고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신작들과 달리 애플이 폴더블폰으로 신작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과 함께 '아이폰13' 시리즈에 주사율 120Hz가 처음 적용된 것을 조롱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이 같이 나선 것은 애플이 먼저 '아이폰13' 공개 행사에서 삼성전자를 저격한 영향도 컸다. 애플은 당시 '아이폰13'에 적용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소개하며 "경쟁사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속도가 최대 50%, 그래픽 처리 속도는 30% 빠르다"며 "솔직히 경쟁사는 아이폰 칩을 따라잡기 급급하다. 심지어 2년 전 출시한 칩과 비교해도 그렇다"고 밝혀 삼성전자를 자극했다.
업계에선 애플이 전작과 비슷한 '아이폰13'을 내놓은 것을 두고 '폴더블폰'을 내놓은 삼성전자에 비해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들 역시 "'아이폰13'의 업그레이드는 큰 실망을 가져다줬고, '아이폰' 역사상 가장 약한 업그레이드일 수 있다"며 "현재 '아이폰'을 가진 사용자들이 새로운 폰으로 바꿀 인센티브도 거의 없다"고 혹평했다.
이에 일각에선 애플이 폴더블폰 출시를 시장의 예상보다 더 서두를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향후 스마트폰 시장이 폴더블폰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폴더블폰 시장이 오는 2023년까지 약 9천만 대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또한 2025년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1억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폼팩터(기기) 변화를 통한 스마트폰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시간의 문제일 뿐 결국 애플 역시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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