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LG전자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드라이브를 건 전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업을 인수한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완성차 업체들의 파트너로서 강화되는 국제 규제에 선제적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선도기업인 사이벨럼의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LG전자는 연말까지 일부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예정이다. 최종 지분율과 투자금액은 주식매매절차가 마무리되는 때 확정된다. 사이벨럼의 기업가치는 약 1억4천만 달러(약 1천600억원)다.
또 LG전자는 사이벨럼과 2천만 달러(약 237억원) 규모의 신주투자계약도 맺었다. 해당 투자금액은 2022년 말에서 2023년 상반기 사이에 주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라 지분율은 추가로 증가한다.
2016년 설립된 사이벨럼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시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 수는 50여 명이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분석할 수 있는 '멀티플랫폼 분석도구'를 개발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자동차 사이버보안 관련 취약점을 점검할 수 있는 솔루션 역량을 갖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기술 발전과 더불어 보안을 위협하는 유형이 점차 다양해지면서 자동차 산업에서 보안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며 "특히 네트워크 연결이 필수인 커넥티드카 시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사이버보안의 국제 기준은 강화되고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사업경쟁력을 조기에 갖추고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등 전장사업의 보안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사이벨럼 인수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분 인수 이후에도 사이벨럼은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완성차 업체, 자동차 부품 회사 등 기존 고객사들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기존 경영진도 그대로 유지한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3개 축으로 재편하며 미래사업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LG전자가 사이벨럼의 사이버보안 역량을 활용하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 신뢰도 높은 부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인수는 자동차 부품 설계, 개발, 운행 등 라이프사이클 전반에서 사이버보안이 자동차의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어 의미가 크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잇달아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전장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차량용 조명 시스템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2018년 8월 차량용 조명 시장의 선두기업인 오스트리아 자동차 부품 회사 ZKW를 인수했으며 2019년 말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해 VS사업본부 산하 헤드램프 사업을 ZKW에 통합했다.
아울러 LG전자는 지난 7월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LG전자는 이번 사이버보안 분야 투자가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등 전장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 부사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점차 커지면서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이번 사이벨럼 인수는 미래 커넥티드카 시대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LG전자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