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2000년대 수많은 학생들을 수렁으로 밀어넣었던 '악마'가 다시 돌아왔다. 블리자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클래식 게임 '디아블로2'의 리마스터 판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하 레저렉션)'이 24일 서비스를 시작해서다. 왕년에 앞마당 PvP 꽤나 즐겨했던 게이머로서 여간 설레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레저렉션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워크래프트3: 리포지드'에 이어 블리자드가 내놓은 세 번째이자 마지막 리마스터 프로젝트다. 당시에는 좋았으나 지금 기준으로는 부족한 그래픽을 최신 4K 해상도로 개선하고 게임성을 약간 다듬은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최악의 콘텐츠로 혹평받은 리포지드를 의식한 탓인지 이번 레저렉션의 완성도는 괜찮은 편이다.
직접 플레이해본 레저렉션은 원작을 플레이했던 사람에게는 향수를 그대로 선사한다. 아무런 설명 없이도 '디아블로'를 물리치고 최종 보스 '바알'까지 가는 길목이 네비게이션처럼 펼쳐질 정도다. 액트3의 보스 '메피스토'를 수없이 털었던 기억도 생생하다.
다만 한글화를 거친 버전이라 그런지 그때 그 감성이 온전히 느껴지진 않았다. 가령 게임 내 직업 중 하나인 '팔라딘'은 '성기사'로 번역됐는데 이러면 '해머딘', '슴딘'과 같이 주력 기술명에 '딘'을 붙이는 입에 착착 감기는 작명을 쓸 수가 없다. 물론 이 또한 나중에 익숙해지겠지만 아쉬운 대목이긴 했다.
레저렉션의 액션은 원작과 동일하면서도 진보한 면모를 보여준다. 방향을 전환할 때 몸을 트는 동작이 추가됐고 한층 부드러워진 그래픽은 액션 RPG의 원조다운 손맛을 선사하기 부족함이 없다. 과거에는 일일히 클릭해야 했던 금화도 자동으로 획득할 수 있으니 무척 편리해졌다.
왕년에 디아블로2를 해본 게이머라면 무리없이 적응하고 재미도 느끼겠지만 디아블로2를 접하지 않은 어린 이용자들의 호응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부호가 떠오르긴 한다. 그래픽은 최신이긴 하나 콘텐츠 자체는 20년 전 그대로라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다. 계정 공유 보관함이 추가되긴 했으나 캐릭터별 인벤토리는 요즘 게임들과 비교해 터무니 없이 적은 수준이다. 포션을 일일히 벨트에 옮겨야 하는 UI도 요즘 방식과는 확실히 거리가 멀다.
레저렉션은 원작의 접속 불가 현상을 가리키는 이른바 '렐름다운'까지 끌고왔다는 잡음도 불거졌다. 24일 자정 출시 직후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나온 반응들이다. 블리자드가 이용자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하려면 반드시 개선해야할 대목으로 보인다.
이처럼 아쉬운점도 없잖아 있으나 레저렉션이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20년전 멈췄던 디아블로2에 새로운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밸런스 개선으로 점차 나아지는 레저렉션을 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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