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현대차·기아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값은 1조7천990억원이다.
현대차는 작년 3분기 세타 엔진 관련 품질 비용 2조1천억원을 반영하면서 3천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지난 3분기 이후의 상승곡선이 꺾어지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 1조2천544억원, 올해 1분기 1조6천566억원, 2분기 1조8천86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었다.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 1천952억원에서 7배가량 성장한 1조3천301억원으로 전망된다. 기아 역시 지난해 4분기 1조2천816억원, 올해 1분기 1조764억원, 2분기 1조4천872억원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어지는 모습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 정체는 2분기 이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던 반도체 수급난이 3분기에도 지속되는 까닭이다. 특히 대다수 자동차 업체들의 반도체 공급망인 동남아시아에서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생산 업체들도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각에선 현대차·기아의 3분기 실적이 증권가 전망치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우려한다. 실제 현대차는 세타 엔진용 전자제어장치(ECU)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이달 들어서만 아산공장 가동을 5일간 중단해야 했다.
현대차는 당초 계획 대비 8월은 약 10%, 9월은 약 20%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아도 수익성이 높은 국내 공장 위주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에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유럽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월간 점유율 10%를 넘겼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8월 유럽에서 10.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점유율은 5.3%로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 상승했고, 기아는 0.8%포인트 오른 4.8%를 기록했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 자동차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시장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유럽 전체 시장 규모는 72만4천710대로 작년 동월 대비 18.1% 감소했지만 현대차·기아의 감소율을 각각 2.2%, 2.8%에 그쳤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다시 불거지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확대되는 중"이라며 "2분기에는 재고 판매가 전체 판매량을 방어했으나 3분기는 재고 판매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생산 차질이 판매 차질로 고스란히 이어진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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