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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상 초유 전력난"…韓 기업, 공장 셧다운 불안감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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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포스코, 공장 가동 차질…濠·中 갈등 속 석탄價 급등에 곳곳 정전사태

[아이뉴스24 장유미, 민혜정, 서민지 기자] 중국이 사상 초유의 전력난에 시달리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호주와의 갈등으로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석탄 수입에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중국 정부에서도 탄소 감축을 위해 에너지제한 정책을 펼친 영향으로 전력 수급이 어려워져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 생산능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천진 공장의 정전으로 인해 일부 생산 차질이 있었다. 비상 발전기 작동 등으로 이번에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전력 수급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중국공산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중국공산당]

포스코도 중국 내 전력 공급 제한으로 오는 10월 초까지 장쑤성 장자강시에서 운영 중인 스테인리스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곳에선 고철을 전기로에 녹여 스테인리스 제품을 만드는 만큼 전기 소모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당 지방 정부는 석탄 가격 급등 등으로 전력 공급이 부족해지자 전력 공급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전력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중국 지방정부는 31개 지방 성·직할시·자치구 가운데 16곳 정도로,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 모두 전력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조업 등으로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 등에서 생산량을 줄이거나 아예 가동을 멈춘 공장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직원들도 강제 휴가에 들어간 상태다.

다만 포스코, 삼성전기 외에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국내 주요 기업들은 아직까지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현재 전력난으로 문제되는 지역에 공장이 위치해 있지 않은 만큼, 아직까진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화학 등도 정상적으로 조업 중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까진 정상 가동 중이지만, 중국 내 전력 수급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는 상태"라며 "향후 대응을 어떻게 할 지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기 MLCC 공장 내부 전경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 MLCC 공장 내부 전경 [사진=삼성전기]

중국이 석탄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중국 정부가 탄소 감축을 위해 에너지제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오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5% 이상 줄이고, 206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맞춰 지방정부들은 에너지 소비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현지 공장에 생산 중단을 명령했다.

중국이 호주와 무역분쟁을 벌이면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것도 전력난을 악화시켰다. 이 영향 탓에 중국 전력 발전의 절반이 넘는 석탄 화력발전 연료탄 가격은 급상승했다. 실제 중국 내 석탄 가격은 연료탄 1톤 기준으로 올 초 23만5천원 정도였으나 이달 현재 50만5천원을 넘어섰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산 석탄은 중국이 수입하는 발전용 석탄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며 "중국의 화력발전 의존률은 60%에서 현재 43% 수준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전력 소비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 속에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석탄이 부족해지면서 전력난을 겪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국은 호주를 대체하기 위해 내몽골 자치구 광산 채굴 승인을 늘리면서 연간 2억5천만톤 석탄을 추가로 조달하겠다는 목표지만, 2~3년가량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장 문제를 해결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중국 남부지역에선 가뭄과 태풍 영향으로 수력발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동북부지역에서도 바람이 불지 않아 풍력발전이 가동되지 않아 전력난은 더 극심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난방 때문에 석탄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에 중국의 전력난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중국의 탄소중립을 알리는 장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에너지 제한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여 업체들의 전력 수급은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중국 최대 투자은행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전력 공급난으로 3분기와 4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0~0.15%포인트 줄어들 수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전력난으로 공장 생산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당국이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 석탄 가격 상승 통제 등 새로운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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