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안 그래도 그 얘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투수)는 지난 29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KT는 이날 두산에 3-8로 졌다. 경기 초반 데스파이네가 흔들렸다.
그는 2회초 두산 타선에 연속 안타를 내주면서 5실점했다. 이런 경우 불펜이 일찍 가동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데스파이네는 이날 7이닝까지 마운드 위에 있었다.
그는 125구를 던졌고 14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8실점을 기록한 뒤 등판을 마쳤다. 패전투수가 되면서 시즌 9패째(11승)를 안았다. KT 선수단은 경기 후 부산으로 이동했다. 30일부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헤더(10월 1일) 포함 3경기가 잡혀있어서다.
이강철 KT 감독은 30일 경기 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데스파이네의 전날 투구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이 감독은 "여러가지를 고려했었다"며 "사실 2회초 많은 실점을 했을 때 교체 여부에 대해 생각했고 불펜에서도 준비를 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데스파이네는 3, 4회는 실점하지 않고 넘어갔다. 5회 한 점을 더 내줬고 이날 자신에게 마지막 이닝이 된 7회초 김재환(두산)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데스파이네의 이날 투구를 두고 무리를 시킨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승부가 초반에 기운 상황에 선발진 한 축을 지키고 있는 투수에게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책임지게 하는 일이 역효과가 날 수 도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꼭 그렇지는 않다"면서 "데스파이네의 다음 등판 간격이 4일이 아니라 5일이라는 것도 고려했다. 그리고 투구 개수를 좀 더 늘릴 때 어떻게 던지는지도 한 번 보려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데스파이네 이후 투수 두 명으로 7~9회를 소화하는 방법에도 부담이 좀 됐다"고 덧붙였다. KT는 데스파이네에 이어 안영명과 김민수가 각각 1이닝을 던지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결과적으로 데스파이네가 7이닝을 책임지면서 KT는 그만큼 불펜 소모 상황을 피한 셈이 됐다. 한편 이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되면 선발 투수를 불펜으로 돌리는 일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불펜 전력이 괜찮은 편이라 지난해(2020년)나 2019년과는 다른 상황"이라며 "만약 선발 등판한 투수가 5회 이전 흔들린다면 1+1 카드도 고려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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