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정감사가 1일 개막한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교육위원회(교육위) 등 7개 상임위 국정감사가 국민의힘의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 촉구 피켓 시위에 더불어민주당이 항의하면서 파행됐다.
각 국민의힘 상임위원들은 회의실 책상과 노트북, 마이크 등에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 '이재명 판교 대장동게이트 특검 수용하라'등의 팻말을 부착했다. 이에 민주당은 '회의 진행 방해 물건 등의 반입 금지'를 명시한 국회법 148조를 거론하며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국정감사가 잇따라 일시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대법원(법원행정처)·사법원수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대장동 의혹 관련 부착물을 떼어내야 국감을 진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감장에서 정치적인 슬로건을 걸고 국감을 하게 되면 국민이 이걸 정치적으로 편향됐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당장 (부착물을) 떼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다스는 누구 겁니까', 이거 2017년 10월 31일 환노위 종합국감에서 민주당 모 의원이 국감 기간에 이걸 붙이고 질의한 적이 있다"며 "여당은 가능하고 야당은 안 되나"라고 응수했다.
이어 "이런 부착물을 왜 붙이겠나. 법사위뿐 아니라 정무, 행안위 모두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단 1명의 증인도 채택되지 않고 있다"며 "야당에게 이런 부착물조차 붙이지 말라는 것은 야당에게 국감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 증인, 참고인 채택 기간이 남은 만큼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면 저희도 부착물 부분은 다시 생각해보겠다"며 "이번 국감이 국민 볼거리가 풍성한, 사회 어두운 부분을 밝히는 국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김종민 의원은 "정말 절박해서 정치적으로 우리 목소리를 전달할 길이 없다는 몸부림으로 하는 건 국민이 정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지금은 야당에서 한 마디 하면 언론에서 대문짝만하게 보도해주지 않나"라며 "우리도 안 할 테니까 저런 식의 불법 게시물 올리는 3류 정치 그만하자"고 했다.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여당은 국감 방해다, 야당은 그렇지 않다며 의견이 갈리는데 국회법 148조 문제에 대해 여야 간사간 협의를 해달라"며 "원만한 타협점을 찾을 때까지 정회를 선포한다"고 했다.
과방위·외통위·교육위·정무위·행안위·문체위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정무위 여당 간사 김병욱 의원은 야당의 부착물 시위에 "위원장은 원상회복을 명하고 질서를 유지해달라"고 요구했고, 여야 공방이 이어지자 윤재옥 정무위원장은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과방위에서도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정치적 공방을 여기서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발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여러분이 야당 땐 이보다 더했다"고 맞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는 이런 상태에서 국감을 할 수 없다"며 퇴장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