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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국회까지 28㎓ 5G 정책변경 요구했지만…정부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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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집중하는게 이용자에 더 효익" VS "초고주파 대역 준비 필요"

[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28㎓에 대한 정책 변경이 필요하다."

28㎓ 5G 주파수 대역에 대한 정부 정책에 대해 국회를 중심으로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땅한 활용처를 찾지 못한데다 투자 효율성 확보가 어려워 이통3사는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투자를 미루고 있어서다. 이통사들의 투자비가 이용자 통신요금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효율적으로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용홍택 1차관, 조경식 2차관, 이경수 혁신본부장 등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용홍택 1차관, 조경식 2차관, 이경수 혁신본부장 등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게다가 전국망 서비스 대역인 3.5㎓에의 투자 속도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오는 만큼 28㎓ 대신 3.5㎓에 주력하도록 하는 등의 방향 수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반면 정부는 초고주파 대역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만큼 현행을 유지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어 변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계륵 28㎓…이용 단말 없고 관련 장비 수준 떨어져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28㎓ 5G 기지국 구축 이행률은 0.3%에 불과하다. 연말까지 4만5천215대를 구축해야 하지만 161대에 그친다. 이러한 속도라면 연말까지 구축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가 이통3사에 5차례에 걸쳐 구축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이통사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올해까지 망 구축 의무 등의 할당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전파법 제15조 2 및 할당 공고에 따라 주파수 할당 취소 또는 이용기간 단축이 이뤄질 수 있다. 주파수 할당대가 6천223억원에 대한 반환도 없다.

다만 구축수량이 10% 이상이고 평가결과 점수가 일정 수준을 넘기면 할당을 취소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최소 4천500대는 구축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8㎓ 대역은 특성상 투과성과 회절성이 떨어져 3.5㎓ 대역보다 훨씬 촘촘이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와 이통사는 전국망보다 기업용(B2B)이나 사람이 몰리는 핫스팍 지역을 중심으로 이를 활용하기로 했다.

시범 프로젝트로 야구장, 스포츠, 관광지 등에서 28㎓를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모뎀 등 개발된 관련 장비 수준이 낮고 주파수 특성의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쉽지 않아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이 없어 실제 체감하는 것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지하철에 28㎓ 5G를 백본망으로 두고 와이파이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당시 사용한 일부 장비 성능이 일정 수준에 미달하면서 상용 서비스 시점이 늦어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 국회까지 나서 정책 전환 목소리…3.5㎓ 집중이 낫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 1일 열린 과방위 국감에서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광케이블과 와이파이6E로 하는게 더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라며 "게다가 실증사업을 한다지만 쓸 수 있는 단말기가 없는데, 왜 통신사에게 28㎓를 구축하라고 하냐"고 질타했다.

정부 정책이 초기부터 잘못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8㎓ 5G 기술검토와 관련 서비스 수요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주파수 할당이 이루어진 탓에 사업자들은 초기 사업 진입과 동시에 투자 여력이 낮아졌다"며 "사업자에 윽박지르기보다 단말이나 콘텐츠 등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중 의원(국민의힘)은 "구축 속도가 느린 이유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목표였기 때문"이라며 28㎓에 투입할 비용을 3.5㎓로 돌리는 것이 국민 편익에 더 낫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통사들도 28㎓ 기지국 의무구축보다 3.5㎓ 전국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의 방향 전환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28㎓ 대역 경매 당시 상대적으로 일찍 끝났는데, 이통사들의 관심도가 그만큼 낮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로선 28㎓에서의 실익이 낮기 때문에 오히려 3.5㎓에 더 투자하는 것이 이용자들을 위해 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월 28㎓ 5G 주파수 정책 변경과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는 지난 5월 28㎓ 5G 주파수 정책 변경과 관련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과기정통부]

◆ 28㎓ 필요해…"연말까진 변경 NO"

하지만 과기정통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의무구축 기간 내 기존 정책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것. 국감 이후 국회에도 현행대로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국회 한 관계자는 "과기정통부는 초고주파 대역에 대한 활용도를 감안할 때 28㎓ 시범사업과 실증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특화망이나 대용량 트래픽 중심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28㎓ 지원 단말과 관련해서는 "당장은 없지만 출시를 하겠다고 하면 2~3개월 내에도 가능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국감에서도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28㎓ 무선국 설치 수준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며, 통신사에 품질 향상을 독려하겠다"며 "28㎓ 의무구축 기간이 남아있어 정책을 뒤엎는 건 맞지 않고, B2B나 핫스팟 등 가능한 활성화 노력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기지국 의무구축 미달에 따른 제재와 관련해서는 주파수 회수 등의 조치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실정에 맞춰 추진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전파법에 주파수 할당 취소 등의 제재 조치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섣불리 단정지을 수 없다"며 "이행점검평가위원회를 구성, 주파수 구축 숫자뿐 아니라 이행점검 실적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종합 평가해 결정할 것"고 설명했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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