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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기의 아이씨테크] ① 자율주행 통신표준…정부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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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通하라] 국토부 DSRC vs 과기정통부 V2X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5G 기반 융합서비스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율주행차가 꼽히고 있으나 통신 표준이 정해지지 않아 제속도를 못내고 있다.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각각 다른 통신표준을 앞세우면서 지난한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다행히 최근 두 기술 모두에 대한 실증비교를 통해 표준을 결정한다는데 합의했으나 이 마저도 내년말에서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 20일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자율주행 통신방식 표준확정과 관련해 “(국토부와 협의해 DSRC와 V2X의) 두 기술 모두 실증을 진행하고 2022년말 표준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KT가 제주에서 자율주행 실증을 진행하는 모습
KT가 제주에서 자율주행 실증을 진행하는 모습

◆ 성숙한 DSRC vs 잠재력 V2X

국토부가 밀고 있는 자율주행 통신표준은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를 통해 마련된 차량용단거리통신기술(DSRC, WAVE)다.

웨이브는 2012년 와이파이 기반 차량통신기술인 DSRC의 표준안이 마련되면서 차세대지능교통시스템(ITS) 개발도 활성화됐다. 우리나라 역시 2014년부터 DSRC 기반 C-ITS 시범사업이 전개돼 실증사업까지 확대됐다.

국토부가 이 통신표준을 밀고 있는 이유는 그만큼 성숙한 기술표준으로서 안정성을 입증받았다는데 있다. 또한 약 10여년간 기술 적용을 위해 투입한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활성화돼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즉, 포기하기에는 기술 성숙도 면이나 그간의 시간과 노력이 아까울 수도 있다는 의미다.

과기정통부가 밀고 있는 통신표준은 이후 부상한 기술이다. 이동통신표준화기구 3GPP가 제정한 이동통신 기반의 표준인 셀룰러 차량간 통신기술(C-V2X)을 말한다. 2017년 6월 표준이 제정돼 최초 LTE-V2X로 불렸으나 5G 시대에 접어들면서 5G-V2X로 진화방향을 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웨이브 대비 C-V2X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와이파이 기반의 웨이브는 최대 54Mbps 속도로 보통의 신뢰성을 가진데 비해 5G-V2X는 최대 20Gbps 속도로 신뢰성 있는 통신환경을 보장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웨이브 대비 C-V2X는 상용화된 사례가 없으며, 실증 사례 역시도 찾기가 어렵다. 즉,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나 섣불리 C-V2X를 선택하지 않는 근거다. 기술의 성숙도는 곧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안정적인 도입을 도모할 수 있으나, 초기에는 미래 불확실성이 크고 경제성이 떨어져 선점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통신기술별 성능 비교 [사진=자료=국회입법조사처 재인용]
통신기술별 성능 비교 [사진=자료=국회입법조사처 재인용]

◆ 하이브리드 택한 정부…리스크 감내할까

문제는 이같은 장단점이 분명함에도 정부 판단이 불명확하다는데 있다.

우리나라가 고민에 빠진 사이에 사업자들의 미래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해외 사업자들에 종속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박준환, 박소영 입법조사관은 지난 6월 발간한 ‘첨단교통서비스의 실현을 위한 통신 신기술 도입 관련 쟁점과 과제’를 통해 “부처간 소통이 부족해 정책 결정의 적정 시점을 놓치게 되면 해당 정책의 효과가 저하되거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라며, “상시적인 부처간 협력과 소통을 위한 제도적 장치의 강화가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일정부분 합의에 이르렀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국토교통부가 C-ITS 사업에 웨이브 기반으로 구축하기는 하나 C-V2X로의 전환을 염두에 설계하기로 한 것. 또한 C-ITS가 적용된 5.9GHz 주파수 채널 중에서 일부를 C-V2X로 실증 전환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웨이브와 C-V2X 등 두 기술 모두에 대한 실증 작업이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이 역시도 미래 기술확보에 따른 시장 선점 문제, 이중 투자에 따른 비용 손실 문제 등을 해소하기 어렵다.

웨이브와 C-V2X가 동시 병행된다면 그에 따른 기술 투자비용과 업계에서의 R&D 전략 수립 및 생태계 확보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당장 상용화가 어렵다하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도달해야할 5G-V2X에 대한 선제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그 기반인 LTE-V2X의 노하우를 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13일 차량통신 방식 관련 국토부와 협의 이후 후속조치로 5G 기반 V2X 기술개발 현장을 찾아 C-ITS 공동작업반을 구성하는 한편 V2X에 대한 대전-세종간 실증사업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날 참석한 기업들은 자율주행차 통신표준 단일화를 위해 공동작업반에 참여하는 등 관련 서비스가 조기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차세대자율주행차량통신기술개발사업을 내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국비 920억원을 투입해 자율주행용 칩셋과 모듈, 장비와 단말 등의 국산화를 위해 신규 R&D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위 소속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를 통해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통신방식을 두고 1년 이상 갈등을 빚어온 결과 중국이 전세계 C-V2X 자동차 통신기술 특허 가운데 절반 이상을 출원하는 등 앞서나가고 있다”면서 “정부가 지금이라도 차세대 통신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은 5G-V2X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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