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심지혜 기자] SK텔레콤이 37년만에 두 회사로 분리됐다. 통신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하는 대변혁을 선택한 것이다.
시장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분할 이후 자회사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기업 가치가 상승할 것이란 긍정적 기대가 나온다.
◆ SKT·SK스퀘어로…합산 시총, 분할 전 넘어설까
SK텔레콤은 1일부로 존속법인 SK텔레콤과 투자회사 SK스퀘어로 공식 재출범했다.
이번 기업구조 개편은 1984년 설립 이후 통신에 이어 반도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 다양한 ICT 신사업을 추진했으나 통신기업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제대로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고 보고 분할을 결정했다.
앞서 박정호 대표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그간 통신이라는 프레임으로 인해 온전히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다"며 "분할을 통해 통신・반도체・ICT 분야 재정비해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그간 잘 키워온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아 주주에게 이를 돌려주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존속 SK텔레콤은 분할 이후 통신을 기반으로 하면서 인공지능(AI)·디지털인프라 사업을 통한 시너지로 계속적인 성장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목표는 연간 매출을 2020년 15조원에서 2025년 22조원까지 늘리는 것으로 설정했다.
SK스퀘어는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투자전문 회사로 방향성을 잡았다. 현재 26조원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약 3배에 달하는 75조원으로 키운다는 비전이다.
회사 분할과 함께 자회사도 재배치 했다. SK스퀘어에는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등 16개 자회사를 두고 SK텔레콤에는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등 통신 관련 자회사를 비롯해 투자했던 기업들의 지분을 그대로 보유한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합산 시가총액이 분할 이전(22조원 수준)보다 높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보유했던 자회사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성장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면서 전체 기업가치가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합산 시가총액을 19조~26조원으로 예상한다"며 "11월 말 분할 상장 이후 SK텔레콤의 경우 최소 13조원에서 최대 18조원에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주요 수익원 비중은 MNO 수익 약 63%, 자회사 수익 약 37%로 구성돼 있었다"며 "통신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자회사를 통한 비통신 사업의 확장도 지속하고 있어 이번 분할을 통해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박정호·유영상 대표 체제로…전열 재정비
회사가 분할하면서 대표도 바뀐다. 이날 오전 이사회에서 확정하면 박정호 대표가 SK스퀘어로 이동하고, 유영상 MNO사업대표가 SK텔레콤을 수장으로 자리한다.
임직원 구성도 달라진다. 박정호 대표와 함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윤풍영 Corp1센터장 등 SK텔레콤 임원 12명이 SK스퀘어로 적을 바꾸면서다. 또한 100명이 이하의 일반 직원들도 자리를 옮긴다.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 체제 맞춰 전열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동에 따른 빈 자리를 채우면서 조직도 재정비하는 셈이다.
아울러 유영상 대표는 이날 오후 구성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을 갖고 SK텔레콤 2.0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의 사업 비전과 전반적 조직 구성에 대한 공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SK텔레콤은 기업분할과 함께 주식 액면분할도 결정했다. 현재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1주는 액면가 100원인 5주가 된다. 발행 주식 총수는 현재 7천206만143주에서 3억6천30만715주로 늘어난다. 이는 인적분할에 따른 약 6 대 4 분할비율대로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나눠진다.
SK텔레콤은 현재 오는 26일까지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을 갖는다. 오는 29일에는 SK텔레콤은 변경상장, SK스퀘어는 재상장 된다.
/심지혜 기자(s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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