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잘 던지든 아니든, 팀이 이겨서 정말 좋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투수)는 신인이던 지난 2018년 포스트시즌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보였다.
그는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거뒀다. 투구 내용은 9이닝 7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호투했다.
2019년에도 정규시즌에선 다소 부진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나와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투구를 보였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잘 던졌다. 가을에 더 강한 투수로 자리잡은 안우진은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차전 선발투수에 대해 크게 고민하진 않았다. '에이스' 에릭 요키시가 엔트리에서 빠진 가운데 팀 선발진 중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고 있는 안우진을 선택했다.
안우진은 기대에 걸맞는 투구를 했다. 5회말 2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에게도 1루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7회말 대타 김인태에 2실점을 내주는 적시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제 몫을 다했다.
키움은 두산과 명승부를 펼쳤다. 경기 후반 동점과 역전을 반복하며 결국 7-4로 재역전승했다. 홍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우리팀은 내일이 없다"고 했다. 정규리그 5위로 가을야구행 막차를 탄 키움은 1차전에서 패했다면 그대로 탈락이었다.
그러나 안우진의 호투를 발판삼아 1차전에서 웃었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내일'이 생긴 키움은 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승리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후 5위 팀으로는 처음 준플레이오프로 가는 최초 사례가 된다.
안우진은 1차전 종료 후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결과를 떠나 정말 오랜만에 야구를 재미있게 했다"며 "선취점을 내주면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7회 실점 상황에 대해 "경기 초반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며 "공을 많이 던지다보니 상대 타자들 눈에 익었을수는 있겠다"고 덧붙였다.
팬들의 응원도 힘이 됐다. KBO는 백신패스를 적용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에 맞춰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잠실구장은 만원이 되지 않았만 키움과 두산 팬 합쳐 1만2천여명이 찾아와 열띤 응원을 펼쳤다.
안우진은 "아드레날린도 나오고, 힘도 났다"며 "긴장감이 올라가니 더 집중해서 던졌다"고 말했다. 홍 감독도 "오랜만에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보냈다. 경기 후반 우리팀이 점수를 낸 원동력은 팬들의 함성과 응원 덕"이라며 "많은 분들이 왔는데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경기를 해 다행"이라고 했다.
안우진은 2차전에서는 더그아웃에서 팀 동료들의 플레이를 응원한다. 그는 "지금도 목이 쉬었지만, 형들을 응원하며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잠실=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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