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ESG 자율경영' 실천을 위해선 정부와 국회의 전방위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책과 입법이 업계 현실과 맞지 않아 기업들이 'ESG 경영'을 추진하기에는 진입장벽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손 회장은 9일 프레스센터에서 제2차 'ESG 경영위원회'를 개최하고 각 사별 ESG 경영 추진 현황을 점검하며 이 같이 밝혔다.
'ESG 경영위원회'는 친환경 경영, 사회적 가치 창출, 투명하고 윤리적인 의사결정구조 확립을 선언하며 지난 4월 26일 출범했다. 4대 그룹을 포함해 18개 주요 그룹 대표이사 사장단으로 구성된 경영계 최고위급 ESG 협의체로, 참여기업 소속 국내 계열사만 966개 사에 이른다.
이날 'ESG 경영위원회'는 참여기업의 ESG 경영 추진현황과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전략화 단계로의 본격적 이행 노력을 점검했다. 또 위원회 출범 6개월 만에 각사마다 환경과 사회를 고려해 새로운 기업 비전과 목표를 수립하고, ESG 위원회나 전담부서 설치를 완료하는 등 자체 경영조직과 운영기반이 강화된 점은 큰 진전으로 평가됐다.
위원장으로 'ESG 경영위원회'를 직접 챙기고 있는 손 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 노력과 함께 우리 현실에 맞는 세밀한 정책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 회장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기업주도 ESG 자율경영' 확립을 위한 참여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재편될 국제관계와 기술패권 경쟁을 고려할 때 기업 스스로의 경쟁력 제고도 중요하지만, 정부와 국회의 전방위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 최근 탄소중립위원회가 탈원전 상황에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제사회의 빨라진 탄소중립 시계도 고려해야겠지만 국내 산업 현실도 균형 있게 살펴야 한다"며 재차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책과 입법이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하고 과속하는 상황에 대해선 "ESG는 곧 규제로 인식될 것"이라며 "연관 산업과 중소기업에게는 커다란 진입장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ESG 경영위원회'는 'K-ESG 가이드라인', '이사회 구성·운영 등에 관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원칙' 도입을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와 각각 이해관계자 대화 세션도 가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말 제시할 예정인 'K-ESG 가이드라인'은 국내외 13개 주요 평가지표 분석을 통해 공통적이며 핵심적인 사항으로 정보공시,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야에 걸쳐 총 65개 항목을 제시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운영 등에 관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원칙'은 앞서 세 차례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 안건으로 상정됐으나, 수위를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시민단체 간 이견으로 도입이 지연돼 왔던 사안이다.
지난해 7월 기금위에 처음 상정됐던 초안과 비교하면 정관상 중간·분기배당 근거 마련, 총주주수익률(TSR) 유지 등 법령에 없거나 법령 수준을 초월한 규정들이 상당 부분 삭제·수정됐다. 하지만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공개 규정은 여전히 기업에 부담이다.
경총은 시장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있는 만큼 유연하고 능동적인 ESG 경영이 확산되도록 자체 노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정부와 산업계 간 소통도 더욱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류기정 경총 전무는 "ESG 경영에 대한 중견·중소 협력사의 인식 확산과 이행 제고를 위해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와 공동으로 곧 'ESG 스타트 매뉴얼'을 발간할 예정"이라며 "'ESG 경영위원회'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정부와의 정책 협의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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