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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돋보기] 온플법 국회 처리 임박…업계·학계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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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법 시행으로 인한 과도한 규제 및 역차별 등 우려 잇따라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정부가 온라인플랫폼 규제 법안(온플법)의 정기국회 통과 방침을 확고히 한 가운데 학계와 산업계 등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온플법 강행을 반대하고 업계와 머리를 맞대며 심사숙고할 것을 촉구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지난 16일 성명서를 내고 "현재 입법 추진 중인 '온플법'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판단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사진=한국디지털광고협회]
[사진=한국디지털광고협회]

코스포는 온플법 제정과 관련해 "이미 법안이 도입된 유럽과 일본은 온라인 플랫폼과 관련 법안의 도입 취지와 배경이 한국과 다르다"라며 "유럽의 경우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 중심이고 일본은 자국 플랫폼 산업에 대한 균형적 고려가 목적이기 때문에 불공정행위에 중점을 두고 있는 한국과는 다르게 '독점 기업에 대한 자국 산업 보호'가 법 제정의 주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유럽과 일본은 이미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침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시장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네이버, 카카오 등 토종 플랫폼이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한국과는 시장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법안을 한국에 그대로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쳐 왔다.

코스포는 또 온플법이 스타트업과 광범위한 플랫폼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코스포에 따르면 법 적용을 받는 기업은 100여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코스포는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성상 앞으로 얼마나 많은 업체가 법 적용 대상에 해당될지 예측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새로운 스타트업의 성장과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재 플랫폼을 규제하는 여러 법안이 있음에도 또 다른 플랫폼 규제법을 만들면서 중복 규제가 우려된다는 점, 계약 자유의 원칙을 침해하고 과도한 수준으로 플랫폼을 규제하는 규제 항목들이 많다는 점도 우려 사항으로 지적했다. 코스포는 "(플랫폼의) 성장을 촉진하되 꼭 필요한 규제가 무엇인지 정부와 여당 관계자들은 합리적으로 판단하길 당부드린다"고 촉구했다.

17일 열린 '디지털 산업 육성을 위한 온플법 긴급 간담회'에서도 온플법과 관련한 업계의 우려가 잇따라 제기됐다. 이날 발표를 맡은 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회사들이 골목상권을 지키고 있다"며 "백신정보, 위치정보 앱 등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자국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는 것의 중요성을 절감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신 부회장은 온플법으로 인해 생길 토종 플랫폼 규제가 자칫 플랫폼 주도권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는 "플랫폼의 영역은 무궁무진하며 어떻게 글로벌 1등을 만들어서 경쟁력을 키울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며 "입법 목적과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결국 글로벌 영역을 두고 고민을 해야 하며 결국 왜 입법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규제 흐름이 자칫 역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신 부회장은 "글로벌 플랫폼은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활동하는데 로컬 법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러다 보니 자국 기업이 역차별당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중국, 유럽의 길도 아닌 제3자의 길, 한국만의 플랫폼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국내 플랫폼을 지원하고 각국 정부와 연대하는 플랫폼 정책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엄남현 홍익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온플법은 디지털 생태계 관계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법으로 정부가 획일화된 방식을 취할 경우 산업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며 "영향 평가 및 이해관계자 조사를 통해서 면밀하게 분석하는 과정이 빠져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합의 과정을 거쳐 충분히 플랫폼 업계와 조율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온플법이 향후 10년간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심사숙고와 합의의 과정 없이 추진하는 것이 무리"라고 강조했다.

차영란 수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국감에서 조금만 이슈가 있으면 네이버와 카카오를 부르듯이 정치적인 논의를 포퓰리즘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전반적인 의견"이라며 "국내 플랫폼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성과인데 (온플법에 대해) 충분히 시뮬레이션한 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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