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갑자기 한쪽 얼굴에 힘이 빠진다. 눈을 깜박이는 것이 부자연스럽다. 세수할 때 한쪽 눈에 물이 들어간다. 식사나 양치하는데 입꼬리로 물이 샌다. 입이 한쪽으로 틀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안면마비의 증상들이다.
‘피곤해서 그런가.’
‘쉬면 낫겠지.’
이 같은 생각으로 내버려 두면 얼굴 마비가 점점 심해진다. 이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안면마비는 초기 3~7일까지 증상이 점점 심해지는 진행성 양상을 보인다.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완치율과 치료 기간이 다르다.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안면마비는 과로, 스트레스, 찬 바람을 오래 쐬어, 추운 곳에서 잠을 자는 것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백신 접종이나 심한 감기, 중이염, 불면, 고령 등으로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안면신경이 지나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안면마비가 발생한다. 안면마비는 특정 한가지 요인에 노출돼 갑자기 발생한다기보다는 여러 요인으로 우리 몸의 균형이 깨졌을 때 일어난다.
마비가 시작된 시점부터 발병 초기에 신경 손상은 계속 진행된다. 짧게는 1~2일, 길게는 5일 이상까지 마비 증상이 점점 심해지다가 일정 기간 멈추는 예가 많다. 정체기를 지나면 회복이 시작되는데 손상된 신경은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 속도가 떨어진다.
신경 재생이 멈춰 마비의 불완전한 회복과 함께 이차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안면마비는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환자마다 다른 증상을 보인다. 신경 손상률이 70~80%가 넘는 심한 안면마비면 안면 비대칭이 남는 경우가 많다. 경련, 구축, 연합운동, 악어눈물 등 이차적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안면마비 전체 환자 중 29~33%에서는 크고 작은 후유증이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유증이 생기면 환자가 받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
김정현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교수는 “안면마비는 치료 기간이 길고 신경 손상의 정도에 따라, 회복 기간과 후유증의 정도가 환자마다 달라 환자 대부분이 회복 가능성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한다”며 “신경 손상률을 측정하기 위한 신경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나이, 기저질환 등을 종합 판단해 치료계획을 세워 완치율을 높이고 후유증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면마비가 완치되지 못하고 오래돼 후유증이 남은 상태에서 다양한 불편감을 안고 생활하시는 이들이 있다. 피곤하거나 날씨가 추울 때 얼굴이 뻣뻣하다는 가벼운 후유증부터 경련, 구축으로 얼굴 한쪽이 찌그러진 안면 비대칭도 나타난다. 눈과 입이 함께 움직이는 연합운동 등 크고 작은 오래된 안면마비의 후유증도 치료를 통해 일정 부분 완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마비가 심한 환자의 경우 수개월이 지난 이후 회복이 시작돼 치료를 지속했을 때 1~2년이 지난 이후에도 조금씩 회복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치료를 너무 일찍 중단하면 4~6개월 이후에 주로 나타나는 연합운동, 구축 등 2차 후유증의 방치로 더 많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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