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유료방송 업계가 음악 저작권료 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 초 소송을 시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뿐만 아니라 IPTV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5년째 법정 공방 중이다.
9일 KT '시즌'과 LG유플러스가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제기한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 승인처분·취소' 2차 변론에 IPTV 업계도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OTT와 마찬가지로 IPTV도 음악 저작권요율을 놓고 음저협과 5년째 법정 싸움 중이기 때문.
2016년 음저협이 음악 실질사용 요율을 케이블TV 0.2%, IPTV 0.5%로 적용하겠다고 나오자, IPTV 사업자 측은 IPTV와 케이블TV는 동일 서비스인데 음저협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적으로 사용료를 부과하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음저협은 해당 요율이 적용된 저작권료를 내지 않았다며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3사의 대표를 형사고발했다. 이듬해인 2017년 IPTV 3사도 음저협을 대상으로 채무부존재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면서 법정 싸움으로 치달았다.
음저협의 IPTV 3사 대표 형사고발은 불기소 처분으로 종료됐으나, IPTV 3사가 제기한 민사소송은 오는 24일 2심 마지막 변론이 있을 예정이다.
◆ 지난한 시간될 줄 아는데…법적 공방 왜 나설까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법정 공방을 감내하면서까지 음악 저작권요율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동일한 콘텐츠를 전송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저작권요율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 합당하지 못하단 판단에서다.
특히, OTT에선 신산업 의욕을 꺾어 성장을 저해할 것이며 각종 징수와 요율 인상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IPTV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디어 시장은 방송과 영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종합 저작물을 생산하고 있고, 이의 유통 창구도 다양해진 상태"라며 "그런데 이의 송출방식이 IPTV 인지, 케이블인지, 위성방송인지에 따라 저작권료 차이가 있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 전송방식이 바뀔 때 마다 저작권 징수 기준이 높아지는 것이 맞는 것이냐"며 "아울러, 저작권요율의 상향도 신탁단체의 단독 결정으로 전개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TT 업체 관계자는 "일례로 영화감독, 작가 등은 수익 중 3% 정도를 계약금으로 받고, 추가 이익이 발생하면 공유하는 형태로 알고 있는데, 음악에서 2.5%를 받는다고 하면 이들도 인상을 요구할 수 있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남은 것은 줄줄이 인상될 저작권료"라고 토로했다.
이어 "저작권료 인상을 통한 비용이 늘어나면 사업자는 이를 감수하거나, 혹은 이용자 사용료를 높이는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이용자 사용료를 높이지 않고 늘어난 비용을 사업자가 감수하면,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가 위축될 것이고 결국 그 비용은 콘텐츠 제작사로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티빙, 웨이브, 왓챠 등 OTT 3개사와 KT, LG유플러스 연합이 각각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 승인처분·취소' 소송은 지난해 문체부가 수정 승인한 '음악 저작권료 징수 규정 개정안'의 처분 취소가 목적이다.
문체부는 지난해 음저협이 제출한 '음악 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을 수정 승인했다. OTT에 적용할 '영상물 전송 서비스' 조항을 신설하고, 음악 저작물이 주된 목적으로 이용된 영상물엔 3.0%, 음악 저작물이 부수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영상물엔 1.5%의 요율을 적용한 것이 골자다.
이의 결과에 OTT 사업자들은 문체부 개정안에 ▲ 절차적·실체적 위법 ▲ 문체부 재량권 일탈 남용 ▲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반발, 소송을 감행했다.
최근 2차 변론까지 OTT 사업자들은 문체부가 저작권요율 도출 과정에서 정당하게 재량을 행사했는지, 또 요율 도출이 객관적이었는지 확인을 위해 음악 저작권요율 산정 과정에 활용된 근거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이번 2차 변론까지 '제출이 가능한 자료는 모두 제출한 상태로, 기밀 사항까지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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